그녀의 직업이 이채롭다. 음악으로 장애아동의 표현문제와 감정조절능력을 치료하는 음악심리치료사, 한마디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이들과 음악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직업이란다. 조금은 낯설지만 보람된 일을 하고 있는 여의도교당 김현덕 교도, 그런 그녀가 이제는 학교를 넘어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과 소통하며 그들을 치료하고 싶다고 말한다. 대종사님의 법을 세상의 소리로 만들어서 말이다.
# 교법을 음악으로
증조할머니가 원불교 교도인 덕에 어렸을 때부터 교당에 출석했지만 이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3년 전이었다. 사람들에게 원불교를 이해하게끔 말하고 설명할 수 없는 자신이 ‘과연 교도인가’ 의심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
“그렇게 열심히 다녔는데도 다른 사람들에게 원불교가 뭐라고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제 자신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김 교도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마음공부건 교리공부건 공부방이 있으면 찾아다니며 공부하기 시작한 것. 그러면서 점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교리가 퍼즐처럼 빈 곳에 채워졌고 배운 것을 사람들과 활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창작성가연구모임인 ‘마음소’입니다. 학부 때 전공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성가를 공부해 나갔지요.”
목표는 책 속의 어려운 교리를 음악으로 쉽게 만드는 것. 유행가처럼 쉽게 흥얼거릴 수 있고 마음적으로 편안한 음악이 김 교도가 원하고 만들고 싶은 성가였다.
“들으면 감정이 북 받쳐 신심이 날 수 밖에 없는 음악요. 그래서 마음을 끌어 올릴 수 있는 편안한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속한 ‘마음소’의 숙제이기도 하지요.”
여기에 더 욕심을 낸다면 음악치료사답게 마음공부를 음악과 접목시켜 심리치료에 활용하고 싶은 것이다. 그녀는 원불교의 마음공부가 심리적인 부분에서 현대인의 정신치료법과 많은 부분을 함께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교회의 치유음악목회처럼 우리도 그 부분을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저도 배우는 입장이고 이 부분이 처음이라 부담스럽지만 원불교에 음악치료사 후배들도 생겨나고 있으니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마음을 움직이는 힘
그녀가 일하는 곳은 자폐아 와 정신지체아들이 공부하는 특수학교로, 겨울에도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체력소비가 많은 곳이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이 아이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 힘들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어쩌면 그 순간은 공부방을 찾아다니면서 발심이 났던 그 때부터인지도 모른다.
“공부를 하며 믿음이 생겼지요. 이 법이 세상을 구하고 이 사회를 변할 수 있는 유용한 법이라는 믿음, 그리고 그 법을 믿는 내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믿음이요.”
김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