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고 뜨겁게 (YOLO 2024) / 감독: 자링
<You Only Live Once>
영화줄거리
두러잉은 아침 해가 얼굴에 비치자 그저 해를 피해 몸을 돌려 누우며 다시 잠에 든다. 가족도 포기한 10년 백수 생활의 그녀이다. 늦게 일어나 엄마에게 묻는 그녀의 첫 질문은 ‘오늘 저녁 메뉴는 뭐야’이다. 믿었던 남친이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하게 됐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과 얼마전 이혼하고 조카와 친정에 온 여동생의 무례한 말에 발끈하여 그녀는 아무 대책 없이 짐을 싸 들고 집을 나온다. 그래도 어떻게 식당 일자리를 구해 한숨을 돌린 그녀는 우연히 알게 된 권투장의 트레이너와 사귀게 되는데….
‘맵고 뜨겁게’는 어떤 의지도 없이 살아가던 주인공이 한 계기를 통하여 인생의 목표를 찾게 되고 그 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영화는 권투를 소재로 하여 힘들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당신도 잘 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분위기는 코믹하지만 마냥 즐겁지 만도 않고 그렇다고 심각하게만 모든 것을 바라보는 영화도 아니다. 남녀 간의 로맨스나 가족 간의 불화도 주인공의 문제 만큼이나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무게중심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스토리를 전개한다.
영화 속에서는 매사에 심드렁하여 무관심과 포기로만 일관하던 주인공의 밍밍하고 미지근한 맛의 삶이 가족들의 이기주의와 친구와 연인의 배신 그리고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의한 자살소동을 거치며 맵고 화끈한 맛의 새로운 삶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살을 빼는 과정과 함께 실감나게 보여준다.
단 한 번 만이라도 이겨보자는 그녀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겼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주인공의 대사는 이제는 더 이상 내 인생에서 포기란 없음을 다짐하는 결연함을 대변한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며 영화의 뒷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의 감독이며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실제로 불어난 몸무게를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조금씩 줄이고 마침내 실제로 권투 경기를 하는 장면이 보여진다. 영화 속의 가상과 현실이 이어지는 이 영상은 관객에게 놀라움과 큰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내가 지금 인생을 잘 살고 있는지 대종사님의 공부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자문하곤 한다. 대종사님의 말씀처럼 이번 한번 뿐인 인생 머리털에 불이 난 듯 그렇게 공부하고 있는지 묻는다. 하수상한 시기이다. 주위사람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내 마음 촛불 또한 힘껏 들어 올려야 할 때다.
12월 20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