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의 10가지 존칭과 우리의 수행

2002-05-23     전재만


이산 박정훈 교구장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닦아
부처의 인격을 이루고 낙원세계를 건설해 나가는 것이 곧
부처님께 보은하는 길일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받드는 10가지 존호가 있습니다. 10가지
존호는 우리가 사표로 삼아야 할 공부길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이 10가지 존호에 담겨 있는 공
부길을 함께 생각해 봅시다. 10가지 존호는 여래(如來), 응공
(應供), 등정각(等正覺), 명행족(明行足), 선서(善逝), 세간해
(世間解), 무상사(無上士), 조어장부(調御丈夫), 불(佛), 천인사
(天人師)입니다.
세존(世尊)은 10가지 호칭의 총칭이기 때문에 따로 세우지
않습니다.

1. 여래(如來)
부처님께서는 진여(眞如)의 도(道)를 내포(內包)하고 이 세상
에 오셔서 정각(正覺)을 이루었으니 진신여래(眞身如來)입니
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만 진여의 도를 내포하고 오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 누구나 진여의 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래라는 말은 여거여래(如去如來)라는 뜻으로 간 것도 같고
온 것도 같다는 말입니다. 곧 흔적이 없다. 상(相)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도 여래처럼 상없는 부
처가 되겠습니까? 정산종사께서 육근상호부조(六根相互扶助)
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육근은 서로 돕는다는 말이지요. 우리
가 나무를 깎을 때에 왼손으로 나무를 잡고 오른손으로 자구
를 잡고 깎다가 잘 못해서 왼손을 찍었습니다. 그럼 입에서
는 ‘아!’ 소리가 나오고 오른손은 얼른 왼손에 약을 바릅
니다. 이럴 때, 오른 손이 왼 손을 찍었다고 고발하거나 무슨
물어내라고 하지 않고, 또 오른 손이 왼손보고 미안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이게 혼연일체로 움직이는 한 몸입니다. 우리
몸에 60조 개에 달하는 세포가 있는데, 이 많은 세포가 한마
음 한 뜻으로 움직입니다. 그렇듯이, 이 우주만유가 하나인줄
깨쳐야 흔적없는 자비행을 할 수 있습니다.

2. 응공(應供)
응공이란 다른 이로부터 존경과 공경을 받을 자격을 이루었
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깊은 산중일지라도 부처님을 모시면
굶어죽지 않습니다. 속담에 ‘참새 3마리가 굶어 죽어야 중
이 굶는다’는 웃으개 소리가 있는데 이 말 뜻은 그만큼, 부
처님을 모시면, 어떻게든 부처님의 공덕으로 살게 된다는 뜻
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부처님처럼 공경받겠습
니까? 공경을 받고 복을 받으려면 먼저 베풀어야 합니다. 예
전에 한 참 새마을 운동을 했지요. 시골 마을마다 상수도를
놓았는데, 수도가 생기니, 사람들이 우물을 쓰지 않게 되었어
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우물을 쓰지 않으면 물이 자꾸 차
올라서 넘쳐야 되는데 쓰지 않으면 오히려 마르고 말거든요.
그래서 나중엔 쓰지도 않는 우물에 괜히 빠지고 그러니 연탄
재를 넣어 메워버리고 그랬지요. 또 젖소를 키우는 사람이
한번에 우유를 많이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열흘 동안
젖을 짜지 않았어요. 열흘 동안 가만히 두면 젖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젖이 더 작게 나와요. 이런
것처럼 돈이라는 것도 똑같습니다. 돈을 벌어서 쓰지 않고
가만히 가지고 있으면 부자가 될 것 같지만, 돈을 적당한 곳,
복 지을 곳에 잘 써야 오히려 돈이 불어나고 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늘어나고 커지는 것이 있습니
다. 그것이 법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한량없고 영원한 법을 베
푸셨기 때문에 그 복이 한량없이 영원히 갑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부처님께서 우리 나라 사람도
아니고 무슨 촌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3천년이 지나서까지
이렇게 전 인류가 기쁨 속에 우러르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닙
니다. 가정의 부모는 자녀를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고 키우
지만, 그 존경이 몇 대나 이어지며, 몇 사람이나 공경합니까?
3. 등정각(等正覺)
등정각이란 바르게 깨쳤다는 뜻입니다. 저는 출가해서 훈타
원 종사님께 일일 일의심건(一日一疑心件)으로 공부하라는
말씀을 받들었습니다. 이것이 생각 같아서는 쉬운데 매일 한
가지씩 새로운 의심거리를 갖는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한
가지씩 의심건을 찾아 공부하는데, 이렇게 공부한 덕에 정
산종사님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울안 한이치
에]라는 책에 이름없이 여쭙는 부분은 거의 제가 질문드린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등정각을 얻으려면 우리도 항상
의심건을 갖고 연마하고 궁구해야 하겠습니다.

4. 명행족(明行足)
명이란 지혜를 뜻하고 행이란 복덕을 뜻하는데, 지혜와 복덕
을 원만하게 갖추었다는 거죠. 명이란 지혜, 삼학팔조를 가리
키고, 행이란, 복 곧 사은사요를 잘 행하는 것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이사병행(理事竝行)과 뜻이 통하죠.

5. 선서(善逝)
선서란 이 세상의 모든 중생 건져서 보리열반으로 잘 가게
한다는 뜻입니다.
보리 열반이란 죽어 극락간다는 뜻도 있지만, 살아서 갈 수
도 있습니다. 마음이 두렷하고 고요한 것, 원적(圓寂)하면 보
리 열반에 든 것입니다. 원이란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함을
가리키고 적(寂)이란 번뇌 망상을 떠난 텅빈 자리를 가리킵
니다.
정(定)할 때는 염불 좌선으로 그 자리에 멈추어 있고 동(動)
할 때는 무시선 무처선으로 그 마음을 쓰는 것입니다.

5. 세간해(世間解)
일체(一切) 세간(世間)을 알고 있다는 뜻인데, 이사병행(理事
竝行)하면 그 도리를 알게 되겠죠.

7. 무상사(無上師)
무상사란 세상에서 최상으로 높은 선비라는 뜻입니다. 선비
란 세상에서 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킵니
다. 부처님께서는 학식이 문제가 아니고 진리까지 통달하신
분이지만 국왕이 될 자리도 놓으시고 시방삼계(十方三界)의
주인이 되시고 스승이 되셨습니다.

8. 조어장부(調御丈夫)
잘 고르고 잘 거느리는 장부라는 뜻인데, 남을 잘 거느리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잘 거느려야 남을 잘 거느릴 수 있습니
다. 부처님께서 설산(雪山)에서 6년간 고행(苦行)을 하실 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허공도장우아신 촌촌절절할아체
아약불도생사해 종불이차보리좌
虛空刀杖雨我身 寸寸節節割我體
我若不渡生死海 終不離此菩提座
허공에 비가 오듯 칼과 몽둥이로 내 몸을 내리치고 마디마디
절기절기 내 몸을 찢는다하더라도내가 만약 생사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면 끝내 이 보리수 아래 자리를 떠나지 아니하
리.

우리가 1시간만 좌선을 한다고 앉아 있어도 얼마나 힘듭니
까? 그런데 6년을 좌선을 하니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그것을 허공에 칼과 창이 내 몸에 쏟아지듯 마디 마디가 아
프고 몸이 찢기듯 힘들다고 말씀하셨겠습니까. 그런데도 깨
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이 자리를 떠나지 않으리라 하고 자신
을 고르고 어거하신 것입니다. 우리도 이런 정진심으로 공부
해야 하겠습니다.

9. 불(佛)
불타(佛陀)의 약칭이죠, 불(佛)이란 확철대오(廓鐵大悟)하였다
는 말이죠.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 하죠. 내 마음을
밝혀야 법의 광명이 열린다는 말입니다.
명심보감에 해와 달이 아무리 밝으나 엎어진 동이 아래는 비
추지 못한다고 하는 말씀이 있는데 부처님의 지혜광명은 화
물즉덕승건곤(化物則德勝乾坤)이라. 물에 화한즉 덕이 하늘과
땅에 더한다는 말로 못미치는 곳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10. 천인사(天人師)
천신(天神)과 인간(人間)의 스승이 된다는 말입니다. 부처님
께서는 천도와 인도간에 육도사생(六途四生)의 스승이 되셨
죠.
부처님과 대종사님과의 관계를 진리적으로 보면 부처님과 대
종사님이 두 분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맡은 사명이 다른데, 과거 부처님께서는 인간문제에 의심을
가지시고 인간고(人間苦)를 해결하셨고, 대종사님께서는 하늘
을 보고 의심을 품으시어 우주문제, 우주고(宇宙苦)까지 해결
해 주셨습니다.
정산종사께서 부처님께서는 부귀한 집안에 태어나 부귀한 자
를 각성시키려 하셨고, 대종사님께서는 가난한 집안에 태어
나 가난한 자도 분발하게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시대는
양(陽)시대, 해원(解寃)시대,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시대로 대
종사님께서 그렇게 가난한 집안에 어려운 시대에 공부하고
깨달음을 얻으시어 큰 제도 사업하셨으니 더 잘 살고 좋은
시대를 만난 우리는 대종사님 법 받들고 정진에 정진을 거듭
하여 다 함께 부처 되고 낙원세계 건설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