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평화 그리고 회복
황상원교무의 글로벌 스피크 아웃(Global speak out)
기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교도님들과 교무님들 그리고 모든 이들의 가정에 법신불 사은의 은혜가 가득하길 염원드립니다. 제가 지금껏 받은 모든 은혜에 대한 '보은'의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약 9년간의 근무를 마치고 '국제 정책'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성직자의 길로만 전문해오다가 현 사회에 일어나는 국제적인 문제를 가지고 접근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저는 오랫동안 현대사회가 직면한 환경, 난민, 인종과 문화 간의 차별과 관련된 이슈를 접하면서 우리의 교법이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가톨릭 교황청 주최로 로마에서 열린 '불교와 가톨릭과의 대화' 그리고 워싱턴 국무성과 백악관 주최로 열린 '종교와 외교' 컨퍼런스 등이 저에게 현 사회의 문제를 어떻게 종교 연합의 입장에서 접근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화두가 돼 사회적 문로를 열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 관문으로 작년 미국 국회 소속인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에서 동아시아 지도자 과정을 마쳤습니다. 여기서 현재 글로벌 리더십의 주제인, '혁신·평화 그리고 회복'을 가지고 토론, 발표, 연구를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주제로 올해 이 지면을 채워가고자 합니다.
이 주제에 대한 학계와 정치 분야 등에서의 다양한 해석이 많지만, 저는 원불교 성직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현대사회에 도래한 '4차 산업 혁명' 그리고 '혁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으로 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평화'는 원불교가 주창하는 하나의 진리, 즉 각자 다른 종교가 다른 원리를 주창하고 있지만, 모두가 평화와 행복이라는 이름아래 하나로 만날 수 있음을 언급하려고 합니다.
종교가 둘이 아닌 하나의 정신, 즉 글로벌 종교연합의 모임이 앞으로 남북통일에 어떻게 접근해갈 것인가에 대해 제가 경험하고 계획하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공유하려고 합니다.
`회복'에 대한 주제의 의미는 자성(自性)의 회복이요, 내가 짓고 만들어온 국한으로부터의 회복이요, 나아가 서로 다른 문명 간의 갈등과 상처로부터의 회복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는 곧 내가 속한 가족, 직장, 단체, 종교의 국한을 벗어나 전체를 경험하고 회복하는 것이며, 이것이 곧 일원상의 진리와 계합하고 실천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 세 가지 주제에 근거함과 더불어 미국 대학 도서관에서 원불교 도서배급을 하며 들었던 감상들, 필라델피아 홈리스들과 함께 좌충우돌하며 선방을 진행했던 일들,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 현지인 대학선방(Meditation Club)에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교단과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실질적인 방향을 이 지면을 통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짧은 소견이지만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며, 저의 글들이 조금이나마 현재까지 여겨왔던 자신과 국가, 그리고 사회에 대한 선입견을 놓아버리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기대를 놓고 털어버릴 때, 진정 우주로 향한 무한한 가능성의 나를 알게 되고 내 생각에 갇힌 희망과 무력함의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될 때, 현재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성의 수용력, 회복력을 얻어가고 실천해 갈 수 있는 용기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지면으로 함께 공부의 장을 열어가고 공유하는 가운데 대종사님의 일대경륜인 '제생의세'에 바탕하여 우리의 집단지성의 힘을 열어가는 2019년이 되길 염원하며, 기해년 새해 은혜로운 만남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