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유튜브에 빠졌나
청소년 희망숲 23
유튜브를 시작하고 다양한 콘텐츠의 다각적 시도를 하던 중에 의문이 하나 걸린다. 원불교를 알려야 하는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어떤 영상을 담아야 교화에 도움이 될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처음에는 교리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텔링 형식을 취해 교무의 삶을 자연스럽게 영상에 담아 보여주려고 했다. 또 누구나 거부감 없이 원불교를 알아갈 수 있는 친근한 채널로 운영하고자 노력했다.
유튜브가 개인방송이라고 하지만, 동그리 채널은 ‘김동국’이 아닌 ‘원불교’의 타이틀을 걸고 하기 때문에 나에게 연구의 시간이 주어지면 온통 방송교화에 대한 연마가 치열하게 솟구쳤다. 가끔은 교리를 말로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게 아닐까. 혹시 유튜브를 통해 내가 한 말이 조금이라도 시비거리가 되면 어떻게 하지, 걱정도 됐다. 누군가에게 불편한 방송이 되면 오히려 본래 목적과 멀어지는 일이 되기 때문에 ‘이 일을 어찌할꼬’라는 생각으로 뭔가 떠오르면 그 순간 계속 메모를 해갔다.
소태산 대종사는 “우리가 사은에게서 입은 은혜를 가장 쉽게 알고자 할진대 먼저 마땅히… 없어서 살 수 없다면 그 같이 큰 은혜가 또 어디 있으리요”라고 <정전> 사은 중 피은의 강령에 밝히시며, ‘은혜를 아는 것도 중요하나 설사 안다 할지라도 보은의 실행이 없는 것’은 배은이라고 말씀했다. 또한 “정신을 수양하여 수양력을 얻었고 사리를 연구하여 연구력을 얻었다 하더라도, 실제 일을 작용하는 데 있어 실행을 하지 못하면 수양과 연구가 수포로 돌아갈 뿐이요 실효과를 얻기가 어렵다”고 삼학 중 작업취사에 밝혀줬다.
그러면 내가 지금 하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은 곧 실행이며,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낙원세상을 맞이하기 위한 동기라 할 수 있겠다. 내가 평소 마음속으로 모시던 스승님도 ‘실행’에 대한 법문을 무척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동그리’의 방향성을 고민할 때에도 ‘실행’을 표준 삼아 해보라고 조언해줬다.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하는 삶의 모습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끊임없이 보여지는 것이 곧 실행이고 교화이지 않을까.
대종사께서도 밭일을 하고 돌아오는 산업부원들을 보고 ‘우리집 부처’라고 했다. 과거에도 솔선수범하여 실행하는 선진들이 있어 영산 대회상을 이루지 않았는가. 진리가 평소 실행력이 부족한 나에게 공부할 때라는 것을 유튜브를 통해 알려준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흥미와 재미로 시작했는데, 점점 서원을 굳게 세우는 계기가 됐다.
7월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