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다가온 원불교

원불교 마음챙김1

2020-01-08     크리스 크레겔로

나의 이름은 크리스 크레겔로(Chris Krageloh)이고 법명은 원선일이다. 나는 2010년에 입교해 법명을 받았다. 독일에서 1978년에 출생해 일본으로 건너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 일본에 대한 기억이 많아서인지 아시아 문화에 대해 항상 깊은 인연이 있는 듯했다. 8세 때 다시 독일로 돌아가 지내다가 18세 때 뉴질랜드로 건너가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을 보냈다. 그때 부인인 Annie(법명 원선화)를 만났고, 현재 11살인 아들 아난다(법명 원법전)와 살고 있다.

나는 어린 시절 철학과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심리학은 사색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학문이라 공부했고, 현재는 뉴질랜드에 있는 오클랜드대학 공학과에서 심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는 이런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가르치고 연구할 수 있다는 면에서 참 행운아인 것 같다. 내가 연구하는 분야 중 몇몇은 삶의 질, 웰빙 그리고 마음챙김에 대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일본에서 불교를 경험했고, 도교의 <도덕경>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던 어느 날, 에스페란토 잡지를 읽던 중 원불교 에스페란토 활동-김상익 교무 외-을 접하게 됐고, 잡지에 실린 일원상에 대한 글귀가 호기심을 자극해 곧 빠져들게 됐다. 나는 바로 뉴질랜드 지역 원불교 센터로 연락을 하게 됐고, 다행스럽게 안정명 교무님이 나에게 몇 가지 책을 보내줬다. 직접 뵙기도 전에 말이다.

나는 책을 받자마자 엄청난 흥미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고, 곧 이 교리가 나와 딱 맞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교리 안에 있는 불교와 도교의 관점을 동시에 알게 됐다. 이후에도 유교적 관점을 배우게 되었는데 이는 현재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내가 원불교 교전을 펼쳤을 때, 두 가지가 참 인상 깊었다. 첫 번째는, 일원상 서원문이 곧 진리를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진리를 찾기 위해 다른 책과 경전을 더 볼 필요가 없음을 느꼈고, 마치 정신의 안식처인 집을 만난 듯했다. 두 번째는, 교전 앞면에 나와 있는 거북이를 닮은 교리도였다. 내가 어릴 때부터 거북이를 가장 좋아하는 동물로 꼽았는데, 그래서인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비록 원불교의 구체적인 가르침을 잘 알지 못하지만, 이 교리(교리도)가 내가 읽어야 할 텍스트임을 재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원불교 교리를 책을 통해 배우면서 지속적으로 근산님(안정명 교무)을 뵙게 되고 나는 점점 원불교에 감사하게 됐다. 특히 나처럼 현대 심리학을 하는 사람에게 교리의 사실적인 면은 더 마음 깊이 다가왔다. 대종사의 지도 아래 마음훈련을 받는 것들이 이미 그전부터 지속돼 왔겠지만! 미신을 피하고 사실적 수행을 한다는 면에서 원불교 철학은 근대 과학과 더욱 부합된다.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 원불교를 더 알게 하고, 다른 세계 사람들과 공유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가르침을 전하고 싶게 만들었다.

어느 날, 나는 원무에 대한 뜻을 전했고, 마치 내 운명인 것처럼 선택하게 됐다. 현재는 근산님의 지도에 따라 예비원무 훈련 중이다. 곧 있으면 내가 일반법회 설교도 하고, 법회나 의식 등에 책임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으며, 인근 사람들에게 저녁 선방을 지도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나는 원불교 수행을 대학 내에서도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의 연구는 주로 마음챙김과 명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의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와도 함께 일하며 몇 년째 도움을 주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한울안신문>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원불교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에 대해 공유하고 싶다. 앞으로는 원불교 교리와 심리학의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 ‘도덕성 함양을 위한 수행의 측면’을 중심으로 얘기하면서, 원불교가 어떻게 서양인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전하고자 한다.


(영어 원문)

It is my great pleasure to have a chance to contribute to this magazine. My name is Chris Krägeloh – my dharma name is Won Seonil (원선일). I received my dharma name in 2010, so next year will be my 10th year as a Won Buddhist member. I was born in Germany in 1978, but spent several years during my early childhood in Tokyo, Japan. When I was almost 18, I moved to New Zealand, where I finished my high school and university. It is also during that time that I met my Thai wife Anni (원선화). We have a son called Ananda (원법전), who is now 11 years old. 

From early on, I was interested in philosophy and psychology. At university, I decided to study psychology, as I thought that philosophy needs to start with an understanding of the person who is doing the philosophising. So, I am now a psychology professor at 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in New Zealand. I am lucky that I am able to teach and do research in areas that I am passionate about. Some of my research areas are quality of life, well-being, and mindfulness.

Even though I was familiar with Buddhism for a long time, I was initially much more fascinated with Daoism, particularly the Daodejing. One time, I read an Esperanto magazine and saw the work that Esperanto Won Buddhists did (for example, Kim Sangik Kyomunim). I was intrigued to see that they were writing about Ilwonsang, which made me very curious. I then decided to contact the local Won Buddhist group. An Joungmyoung Kyomunin then genereously sent me a few books by mail – even before I met him. I looked at the books with great interest, and I could immediately see how it fits with me. I could see Buddhist and Daoist ideas coming together. Later, I also learned more about Confucianism, which I now also find very interesting.

When I opened the Kyojeon for the first time, there are two things that made an immediate impression on me. First of all, I could feel that the Seoweonmun was directly speaking about the truth. I felt that I don’t need to keep searching further in books and scriptures and that I have arrived home. Secondly, I saw the doctrinal chart on the first page shaped like a turtle. Since turtles have been my favourite animal since I was a child, it felt very special to me. Even though I knew that I had to study much more to understand all the detail of the Won Buddhist teachings, this sign re-assured me that this is the right text to read. 

As I kept learning more about Won Buddhism through books and meeting regularly with Kuensannim (An Joungmyoung Kyomunim), I started to appreciate Won Buddhism more and more. I particularly liked the practical focus of the teachings, which reminded me of modern psychology. The techniques of mind training by Sotaesan Daejongsa have definitely been ahead of their time! The philosophy of Won Buddhism also fits in much better with more modern scientific theories because of the attitude to avoid superstitions. All of this inspired me to want to learn much more about Won Buddhism and tell the world about these beautiful teachings so that more people can benefit. One day, when I had a meeting with Kuensannim, he mentioned the option of becoming a Wonmu. I didn’t have to think about it much – it felt like a logical choice for me and as if it was my destiny.

With Kuensannim’s (An Joungmyoung Kyomunim) guidance, I am now training as a Wonmu. This means that I am giving regular dharma talks and take increasingly more responsibilities in conducting dharma service or giving guided evening meditation sessions for the community. At the same time, I am trying to link my university work to my Won Buddhist practice. My research work focuses a lot on mindfulness and meditation. I have also had the pleasure to work together with the Institute of Mind Humanities at Wonkwang University, and I have contributed to their international conferences for several years now. 

For this magazine, I would like to share some of my ideas about the uniqueness and beauty of Won Buddhism. Future contributions will highlight the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between Won Buddhism and psychology, such as in ways of practising and the role of morality. I hope that you will enjoy seeing how Won Buddhism may be perceived by Westerners and even combined with a Western perspective.

번역/ 황상원 교무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