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70년, 휴전에서 평화로!

종교계 주요 인사와 시민사회 단체, 개인 참여 한국전쟁 종식 위한 캠페인, 서명운동 제안 기자회견

2020-06-24     우형옥 기자
180여

[한울안신문=우형옥]한국전쟁 발발 70년을 하루 앞둔 6월 24일, 18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뜻을 같이하는 470여 명의 개인이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 모여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제안 기자회견 ‘휴전에서 평화로, 이제 우리가 전쟁을 끝내자’를 개최해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 그리고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촉구하는 서명과 지지를 전 세계로 모아가는 국제 평화행동이다.

교단에서는 오도철 교정원장과 원불교 통일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교당이 제안자와 제안단체로 나섰다. 원불교 통일위원회 위원 이공현 문화사회부장은 이날 캠페인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으로 기자회견 현장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원음방송)

이들은 “불과 2년 전 남과 북 정상이 손을 잡고 연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관련국 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지금 우리는 다시 군사적 충돌을 걱정하고 있다”며 “70년에 달하는 불안정한 휴전 상태에서 기인한 불안과 증오,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 주민들의 삶을 지배했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고 호소하며 종전 평화 캠페인을 ‘범국민적이고 국제적인 평화 행동’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준비위원회는 앞으로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는 올해부터 정전협정 70년이 되는 2023년까지 3년간, 시민사회 공동의 요구를 담은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에 대한 시민 서명과 각계 지지 선언을 확산해, 남·북·미·중 등 한국전쟁 관련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에 합의할 수 있도록 압박할 예정이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호소문
한국전쟁 70년, 휴전에서 평화로 이제 우리가 전쟁을 끝내자

4.27 판문점 선언으로 돌파구가 열렸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된 후 답보하더니, 최근에 와서는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불과 2년 전에 남과 북 두 정상은 손을 잡고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고 연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관련국 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다시 군사적 충돌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평화 정착과 분단 극복을 향한 온 겨레의 간절한 꿈이 다시금 불신의 덫에 걸리고 대결의 악순환에 휘말려 가뭇없이 스러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동안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어온 북미 간, 남북 간, 한미 간 협상은 작년부터 교착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정상 간 선언한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서로가 취해야 할 ‘상응 조치’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기보다는 일방적인 태도로 압박을 통해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오래된 관성이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 정부들이 이 땅에 살아가는 주민들의 마음만큼 절박하고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걸림돌입니다. 문제 해결에 나서기보다 제재와 봉쇄를 유지하는데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최소한의 민간 교류협력조차 가로막혔고, 한반도 주민들의 지혜와 염원이 담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사업의 성과 역시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역사는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적대 정책이 한반도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도리어 악화시켜 왔음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압박과 적대를 멈추어야 합니다. 한반도 핵 문제 역시 평화롭게 공존하는 새로운 관계로 변화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제 정부 당국의 협상에만 맡겨두지 말고 시민이 나서서 평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시민의 힘으로 국제 여론을 움직여 난관에 부딪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제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내일은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날입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되자마자 미국과 소련을 축으로 하는 냉전 대결에 휘말려 남과 북으로 분단된 이 땅에서 일어난 3년간의 참혹한 전쟁으로 수백만 명의 사상자와 이산가족이 생겨나고 온 나라가 파괴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불안과 증오,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 주민들의 삶을 지배해왔습니다. 불안정한 휴전 상태의 한반도는 세계가 탈냉전의 시대를 맞은 이후에도 줄곧 군사 패권의 각축장이 되어왔고, 국제적인 핵 군비경쟁과 확산을 촉발하는 도화선 구실을 해왔습니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습니다. 70년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이제 우리가 이 전쟁을 끝내기로 결심했다고 선포합시다. 온 겨레에, 그리고 지구촌의 모든 동료 시민들에게,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담아 호소합니다. 한국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한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에 함께 해 주십시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범국민적이고 국제적인 평화 행동입니다. 우리는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는 올해부터 정전협정 70년이 되는 2023년까지 3년간, 시민사회 공동의 요구를 담은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에 대한 시민 서명과 각계 지지 선언을 확산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전 세계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를 호소하여 국제적인 평화 캠페인으로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에 대한 서명과 지지선언을 모아 남·북·미·중 등 한국전쟁 관련국과 유엔에 전달할 것입니다. 관련국들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에 합의하고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한반도 주민과 세계 평화 시민의 이름으로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 행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온 겨레가 소중히 보듬어온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다시 살려냅시다. 이제 우리의 손으로 70년 이어진 전쟁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새 역사, 서로 공존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의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갑시다. 오늘 이 땅에 깃들어 사는 모든 생명의 이름으로,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모아 전 세계가 공명할 만큼 큰 목소리로 함께 외칩시다.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자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만들자
제재와 압박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해결하자
군비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시민의 안전과 환경에 투자하자
한국전쟁 70년,  휴전에서 평화로, 이제 우리가 전쟁을 끝내자


2020년 6월 24일, 한국전쟁 발발 70년을 앞두고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제안자 일동

 

6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