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지금 우리는 어디에 의지해 살아야 하나?
『소태산과 불법연구회창건사』,『세계적 명산 조선 금강산 탐승기』를 읽고
코로나19는 만민에게 평등하다. 그동안 몰랐던 일상의 평화를 우리는 되찾을 수 있을까. 잃어버린 일상 속에서 다시 평화를 꿈꾼다. 옛 말씀에 ‘고요히 앉아 있으면 깨닫게 된다. 우리가 얼마나 날뛰고 있는가를. 입 다물어보면 짐작이 된다. 우리네 말이 얼마나 시끄러운가를. 문 닫고 지내면 알게 된다. 지난날의 사귐이 얼마나 번다했는지’라는 말이 있다. 그리워도 만날 수 없는 지금의 이 그리움을 어떻게 채울까.
어쩌면 대면할 수 없는 지금의 시간이 공부할 절호의 기회는 아닐까. 텔레비전이나 유튜브가 아닌, 일대일 대화를 주고받거나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최상의 길은 책 속에 있다.
최근 나는 그 기쁨을 맛보았다.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김선명 교무가 소성리 진밭 평화교당에서 해설하고 엮은 『소태산과 불법연구회창건사』,『세계적 명산 조선 금강산 탐승기』 덕분이다.
저자가 해설하고 읽기 수월하게 엮어놓은 두 권의 책을 통해 자기만의 독법과 만남으로 초기 선진들을 만나 얘기 나눠보자. 그리고 소태산 대종사와 함께 금강산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상상만 해도 타임머신을 타고 마치 그때 그 시간과 그 장소로 여행하는 것 같다.
『소태산과 불법연구회창건사』는 정산종사가 기록한 ‘불법연구회창건사’와 ‘원각성존소태산대종사비문’이 해설돼 있다. 저자가 서문에 밝혔듯이 “소태산 여래는 가셨지만 기록으로 접할 수 있음은 우리들의 홍복이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며 초기 기록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초기 기록을 해설하고 엮은 까닭에 대해 “간절한 염원으로 읽고 궁구하여 주세불 소태산 여래의 경륜을 깨닫고 진리와 스승과 법과 회상과 내가 둘이 아닌 자리를 체득하여 모두가 ‘금강산의 참 주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책 앞부분에 기록물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교단의 상황을 일러주고 있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세계적 명산 조선 금강산 탐승기』는 소태산의 금강산 여행길을 수행한 이공주에 의해 월말통신에 연재된 글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금강산 탐승기와 금강산 관련 법문을 통해 ‘소태산 대종사의 본의를 바로 체득하게 될 것이며, 주세불의 경륜을 내가 먼저 실천하고 세상에 펼쳐 실현해 가는 개벽의 일꾼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공주 선진이 자세히 묘사한 아름다운 금강산은 물론 금강산 관련 지도와 사진, 그림까지 곁들여 있어 누구나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초기교서를 읽는 목적 중 하나가 ‘처음의 마음’을 찾기 위한 것이라면 <원불교교전>과 함께 이 두 권의 책을 챙겨보면 어떨까. 이다음에 누군가 책장을 정리할 때 이 두 권의 책이 꽂혀 있다면 ‘참 품위 있고 엣지 있는 종교인의 삶’을 살았구나 하고 그를 떠올릴 것 같다.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