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의 향기] 노래로 법문 공양하는 행복한 수행자
최성경 서울원음합창단 신임단장
“찬송가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곡이 계속 보충되어 세련미와 웅장함이 있고, 찬불가는 곡이 많지 않아도 감동을 주는 깊이가 있다. 원불교 성가는 가사마다 진리가 들어 있어 마음의 울림이 크다”고 말하는 최성경(강남교당) 서울원음합창단 신임 단장.
그녀는 대학 다닐 땐 찬송가 피아노 반주를 했고, 결혼 후에는 사찰 합창단에서 지휘, 반주, 합창까지 넘나드는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그 경력을 고스란히 이어온 그가 10년 전부터는 원불교를 신앙하며 서울원음합창단 합창단원으로 활동해 왔다.
모태 신앙으로 20년 이상 절에 다니며 불심을 쌓아온 그녀가 원불교 강남교당을 찾아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의 제자가 된 후에라도 하나님을 신봉하는 마음이 더 두터워져야 나의 참된 제자(〈대종경〉 전망품 14장)’라는 말씀과 ‘등상불에게는 불공할 줄 알면서 산 부처에게는 불공할 줄 모르는가? 자부를 오직 부처님 공경하듯 위해주어 보라. 그대들의 정성에 따라 불공의 효과(〈대종경〉 교의품 15장)’가 나타난다며 죄 복을 당처에 비는 실지불공을 강조해 준 소태산 대종사의 법문을 듣고 그는 교도가 됐다. 원불교야말로 생활불교에 열린 종교라는 생각에서다.
음악과 함께한 40년
시간 날 때는 사색을 즐기고, 저녁에는 기도로써 스스로 돌아보는 공부를 꾸준히 하다 보니 일상에서 불안함이 없어지고 평온함을 유지하게 됐다는 그녀. 강남교당 합창단 ‘원코러스’와 서울원음합창단 단원으로서 활동을 겸하면 힘들 법도 한데, 노래로 법문을 공양할 수 있으니 이보다 큰 복은 없다며 오히려 행복해한다. 정기연주회 때마다 목이 메고 눈물이 흐르는 감동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된다며, 피아노 반주부터 합창단 활동까지 음악과 함께한 그의 인생은 40년도 넘는다. 이제는 몸에 배어버려 저절로 되는 경지까지 엿보인다.
서울원음합창단의 꿈
원기106년 서울원음합창단 신임 단장이 된 그녀는 “현재는 코로나 상황이라 합창단이 모여서 연습하기도 쉽지 않다. 대신 비대면으로 연습하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라면서 교회와 성당의 사례도 알아보는 중이라고 한다. 아직은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 중이라는 그녀. 코로나로 1년 넘게 서로 만나지 못해 지휘자 선정과 성가 연습 등 단장으로서 짊어져야 할 무게와 막막함도 있지만, 그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서울원음합창단이 쌓아온 예전의 활기와 멋진 화음을 꼭 되찾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신임 단장으로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문화교화의 차원에서 서울원음합창단의 역할이 크다. 특히 젊은 단원 충원이 시급하다. 단원들도 노력하겠지만 서울교구가 적극적인 홍보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새로운 성가 합창곡이 많이 만들어져서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서울원음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하루빨리 코로나로부터 벗어나 그녀의 바람대로 서울원음합창단이 새로운 단원을 맞아 봄바람을 불리는 원음의 소리를 만방에 울리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