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교무, 고현종』 발간 … 평범한 삶, 거룩한 스승

2021-08-24     장인국 교무

 

학교에서 스승의 날 행사가 사라진 지 오래됐다.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가 모호해져 버린 이 시대에 우리가 본받아 살아가야 할 길을 보여준 참 스승의 평범한 삶을 다룬 책 『교무, 고현종』(고현종편집위원회, 원불교출판사·비매품)이 출간되어 소개한다.

책을 준비하고 출간에 이르기까지 많은 역할을 한 김일상 원로교무는 “전무출신의 길로 이끌어준 산타원 고현종 교무님에 대한 보은의 마음으로 책을 준비하며 교단에 산타원님과 같은 평범한 삶으로 교단의 교화 역사를 이뤄낸 여러 전무출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많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교무, 고현종』은 제1부 현종 출가 이야기, 제2부 현종 교무 교화 이야기, 제3부 현종 교무 수도원 이야기 등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원기10년(1925)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남존여비의 인식이 강하던 시절, 누구보다 배우기를 좋아했던 고현종 교무는 소태산 대종사를 친견하고 그 인연으로 출가를 단행한다. 누구나 힘들었던 교단 초창기부터 일생을 교화현장에서 평범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았던 삶을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 시절에 함께 했던 교무들의 진솔하고 담백한 고백의 글은 스승의 삶에 대한 존경심을 느낄 수 있다. 첫 부임지(남중교당)로 고현종 교무를 모시고 살았던 김진성 교무(장유교당)는 “나를 믿고 일을 맡겨주시고 재능을 계발하여 키울 기회를 주신 산타원님과 남중교당을 잊을 수 없다”라고 말한다.

제자들의 이러한 회고담은고현종 교무의 평소 지녔던 교무관에서도 드러난다.

“산처럼 묵묵하게 수도에 전념해온 삶,
전무출신이 돈 알고 명예 구하면 끝이다.
내려놓으면 이렇게 편한 걸,
비움도 연습이 필요해.”

(<원불교신문> 인터뷰 중)

김일상 원로교무는 “책을 보면 교단과 스승을 향한 산타원님의 끝도 갓도 없는 공심과 신심이 보이고, 자세히 보면 오직 교화일념의 열정과 정성이 보인다. 알려지지 않은 한 선진의 삶이 같은 길을 걸어온, 같은 삶을 이어갈 선후진 도반에게 잊히지 않을 가치로 남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고현종 원로교무가 퇴임 후 수도원에서 정양하며 쓴 한 줄 일기가 기록돼 있다. 짧은 문장 안에서도 아름다운 인연과 역사의 기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고현종 교무의 “나는 그곳에서도 열심히 살았다”라는 외침은 오늘날 후배 전무출신들이 걸어야 할 길을 말해주고 있다.

평범하지만 거룩한 스승의 삶을 옮긴 『교무, 고현종』을 가을의 문턱에서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