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화 100년 기념법회를 기획하며 3 ] 우리 곁의 은생
‘우리 시대의 문제는 원불교에 답이 있다’ 방경은 어반피크닉 대표
서울교구의 서울교화 100년 기념법회를 준비하면서 교화100년과 대사회 메시지 테마 4개(마음공부·은혜나눔·기후환경·생명존중)를 만들게 된 계기를 <한울안신문> 독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 어반피크닉의 방경은 대표의 원불교 서울교화 100년 프로젝트의 탄생 과정을 4회에 걸쳐 싣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원불교 서울교화 100년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주제는 ‘마음공부’였다. ‘마음’도 ‘공부’도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단어였기 때문이다. 마음이 무엇인지, 마음을 공부한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해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실 ‘마음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비교도인 어반피크닉 뿐만 아니라 기획단, 여의도지구 핵심리더 워크숍, 지구간담회 등에서 계속해서 반복해서 묻고 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마음은 무엇인가
마음에 대한 여러가지 정의와 예시, 생각들을 모으고 분류하는 과정을 계속하면서 다소 집요하고 무례하게 느끼실 정도로 물어야 했다. ‘그래서 마음이 뭔데요? 공부를 어떻게 하고 계시는데요?’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고 답해주셨던 여의도지구 교도협의회장님을 비롯한 교도님들, 교무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인사를 올리고 싶다. 최종적으로 전시를 위해 도달한 결론은 우선은 마음은 우리 안에 일어나는 감정의 상태라는 것이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고 좋고 나쁨도 없다. 변화무쌍한 날씨처럼 밝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하고 한없이 화창했다가 쏟아지는 비로 앞이 안보이기도 한다. 어떤 감정이 밀려와서 마음이 흐려지고 어두워져도, 그것을 바로 지켜보고 그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바로 마음 공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누군가가 휘두르는 대로, 흔드는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오롯이 서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한 해나가는 것. 그것이 공부인의 자세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질문을 좋아하는 맘공이의 탄생
마음공부를 좀더 친근하게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캐릭터를 만들었다. <맘공>는 당연하게도(!) 공부를 좋아한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많은 학습자이다. 답을 찾기 위해 책도 보고, 연구도 하지만 무엇보다 맘공이는 질문을 좋아한다. 질문을 통해 탐구하고 답을 찾는 성격으로 만들었다. 우리가 느낀 원불교의 매력 ‘질문을 피하지 않는다’가 십분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 제일 호감이 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교구장님께서 기념법회 법문 때 ‘우리는 뭘하는 사람들인지’를 물으셨었다. 기독교인은 예배를 본다고 하고, 천주교인은 미사를 보러간다고 하고, 불교도는 불공은 드린다고 한다. 원불교도는 ‘마음공부를 한다’고 다같이 대답하는데 뭔가 깨달음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무엇을 하는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할 수 있었던 주제였다.
온 세상이 은혜
<온 세상이 은혜입니다>라는 커다란 사인을 익산을 지날 때 보곤 한다. 무심코 보고 지나치지만, 이번 은혜나눔 전시를 기획하면서 다시금 떠올리게 된 말이었다. 모든 종교에서 나눔과 베품을 강조한다. 하지만 원불교의 은혜나눔은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인타원님의 이야기와 봉공회 회장님의 인터뷰였다. 원불교에서 해왔던 그간의 봉공 활동은 그저 실속 그 자체였다. 광고하고 알릴 시간에 차라리 하나라도 더 내어줄 고민을 하자. 이런 느낌이랄까. 알던 모르던 독거노인들에게 보낼 김치를 가장 좋은 재료로 만들고, 마지막 봉사자가 떠날 때까지 봉공회는 밥짓기를 쉬지 않았다. 고맙다는 인사, 잘했다는 칭찬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남이 다르지 않기에, 우린 하나로 연결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원불교 은혜나눔에는 방향과 목표가 있다. 나와 같은 그들이 자력생활하고 감사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 곁의 은생
<은생>은 따뜻한 느낌의 노란색 캐릭터이다. 일을 찾아가며 하는 적극성과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가졌다. 씩씩하고 즐겁게 일해서 등장하면 주변이 환해지는 <은생>은 도울 수 있어서 오히려 고맙다고 말한다. 남을 도움으로써 나를 돕는 것, 자리이타를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은생>처럼 주변을 밝히고 봉공을 실천하고 계신 분들을 찾고 사진으로나마 만나뵐 수 있었다. <은생>을 닮은 듯, 모두 하나같이 환한 얼굴들이었다.
6월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