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여서 난 참 행복해!

3 그나데프랑크 은혜의 프랑크푸르트!

2011-12-28     한울안신문

며칠 전 한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교무님, 애기 엄마에게 전화 한 통 해주세요. 저랑 싸워서 요즘 좀 힘들어 해요.”


긴 통화는 하지 못했지만, ‘왜 그럴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원해지기 쉬운 시기였습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결혼하여 알콩달콩 사랑이 샘솟는 감정이, 대체로 결혼 후 1~2년이면 오래가는 것이라고들 얘기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면 오랠수록 희로애락을 함께한데서 오는 마치 묵은지의 곰삭은 사랑이 있지는 않을까요? 다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서로의 대화가 없어지고 점점 마음과 마음의 간격까지 멀게만 느껴질 수도 있으니, 쉽게 놓칠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주말 혹은 보름부부로 살아가는 현실이 서로에게 시간과 공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집은 휴식의 공간, 혹 나만의 공간으로, 혹은 그냥 다녀가는 곳으로 서로에게 비쳐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자를 보면 사람 인(人)은 혼자가 아니라 서로 받쳐주는 형상이니, 두 사람이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그 가정이 밑거름이 되어 사회가 형성되어가듯이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내 마음을 당신이 알아줬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기보다 내 마음을 먼저 표현하여 그 속을 보여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에 마치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때론 서로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되니까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특히 한국의 정서는 서로 표현하지 않는 묵묵형이 거의 대부분의 표현방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독일에서 살고 있으니 더욱 그 생각이 강해집니다.


노부부가 함께 커피를 마시고 케익 한 조각을 먹는 모습이나 팔짱을 끼고 서로 부축하며 산책을 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은 독일에서는 일반적으로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부부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세월이 얼마나 오래일까요?


우리가 태어나 어림 100년, 한 세기를 산다고 했을 때 결혼 생활은 길면 60~70년이겠지요.


이미 살아온 세월을 빼고 나면 남은 세월 그리 많지 않지요? 늘 함께 있을 줄 알았던 내 식구가 떠난 후에 “여보,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말씀하실래요? 떠난 후에 후회하지 말자는 말씀을 오늘 이 글을 만나는 우리 공부인에게 감히 말씀드립니다.


처음 이렇게 말하려고 하면 쑥스럽겠지요? 그래도 하셔야합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해야 합니다. 첫 발 내딛을 때가 두렵고 힘들지만 두 번, 세 번… 그렇게 하다보면 자연스럽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여 자기 길을 가다보면 남는 것은 부부 뿐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부부가 행복해야 머무는 곳마다 평화가 가득하겠지요. 용기를 내어 자~~ 해보세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영~ 어렵다면, 문자도 좋겠지요.


“여보, 사랑해”


“여보, 고마워. 당신과 함께여서 난 참 행복해”라고.


혹 평소에 하지 않던 내 남편이, 내 아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자연스럽게 ‘나도!’라고 대답하는 것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관계는 주고받는 것이니까요.


12월, 이 세상의 모두가 따뜻한 마음을 많이 주고받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합니다.


최원심 교무/프랑크푸르트 교당 이야기 http://cafe.daum.net/wonfrankfr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