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연구·취사의 일원화一圓化
4 방길튼 교무 / 나주교당
대종사님은 삼학을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신을 수양하고 사리를 연구하고 작업을 취사하는 세 가지(三)를 배우는 것(學)이 삼학입니다. 배울 학(學)의 다른 표현이 선(禪)이며 수행입니다. 그래서 교리도에서‘동정간 불리 선’과‘무시선 무처선’으로 귀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 계정혜와수양·연구·취사
특히 삼학 중에서 작업취사는 원불교 수행의 중심입니다. 일반적으로 불교의 계정혜 삼학은 계율실천을 바탕으로 정(定)을 닦아 지혜를 나투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대종사는 작업취사의 계를 궁극으로 한다면 불교는 무명을 타파하는 깨달음의 혜를 궁극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가 계를 계율에 한정하고, 계를 깨달음의 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는데 비해, 대종사님은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가 서로 병진되는 관계에 있으면서 작업취사에 중심과 귀결을 두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산종사는 경의편 13장에서 계정혜의 삼학과 수양·연구·취사의 삼학의 차이점에 대해서 부연하고 있습니다.
“계는 계문을 주로 하여 개인의 지계에 치중하셨지마는 취사는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의 모든 작업에 빠짐없이 취사케 하는 요긴한 공부며, 혜도 자성에서 발하는 혜에 치중하여 말씀하셨지마는 연구는 모든 일 모든 이치에 두루 알음알이를 얻는 공부며, 정도 선정에 치중하여 말씀하셨지마는 수양은 동정 간에 자성을 떠나지 아니하는 일심 공부라, 만사의 성공에 이 삼학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니 이 위에 더 원만한 공부 길은 없나니라.”
위의 정산종사의 법문처럼 계정혜와 수양·연구·취사는 범위가 다르며 중심점이 다릅니다. 또한 대종사님의 삼학에는 재래 불교의 각종 각파로 분립된 수행방법과 유불선 및 모든 종교의 교리며 천하의 모든 법을 회통시키려는 장대한 경륜이 있습니다.
이의 한 예로 서품 19장과 교의품 20장에서 과거 불가의 온갖 수행방법을 다 수양·연구·취사에 통합하여 병진케 하는 삼학병진의 원만한 수행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의품 1장에서“불가(佛家)에서는 우주 만유의 형상 없는 것을 주체삼아서 생멸 없는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가르쳐 전미개오(轉迷開悟)의 길을 주로 밝히셨고, 유가(儒家)에서는 우주 만유의 형상 있는 것을 주체삼아서 삼강·오륜과 인·의·예·지를 가르쳐 수·제·치·평(修齊治平)의 길을 주로 밝히셨으며, 선가(仙家)에서는 우주 자연의 도를 주체 삼아서 양성(養性)하는 방법을 가르쳐 청정 무위(淸靜無爲)의 길을 주로 밝히셨나니, 이 세 가지 길이 그 주체는 비록 다를지라도 세상을 바르게 하고 생령을 이롭게 하는 것은 다 같은 것”이라 밝히고 있습니다. 즉 불교는 전미개오의 견성에, 유교는 수·제·치·평의 솔성에, 선가는 청정무위의 양성에 주체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의학가운데 전문분야 같다는 것입니다.
# 수양·연구·취사의일원화(一圓化)
그러면서 대종사님은“과거에는 유·불·선 삼교(三敎)가 각각 그 분야만의 교화를 주로 하여 왔지마는, 앞으로는 그 일부만 가지고는 널리 세상을 구원하지 못할 것이므로 우리는 이 모든 교리를 통합하여 수양·연구·취사의 일원화(一圓化)와 또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이사병행(理事竝行) 등 방법으로 모든 과정을 정하였다.”하십니다.
즉 견성은 사리연구로, 솔성은 작업취사로, 양성은 정신수양으로 포섭하여 불교의 계정혜뿐만 아니라 유불선의 강령을 확대하고 심화시켜 새롭게 창조하려는 포부를 드러내십니다.(유정엽 교무의주장) 정산 종사의 경의편 39장 법문처럼 수양·연구·취사는 창조적인 수행법이며 과거의 수행법을 혹 혁신하고 혹 인용하신 것입니다.
결론으로 대종사님은“누구든지 이대로 잘 공부한다면 다만 삼교의 종지를 일관할 뿐 아니라 세계 모든 종교의 교리며 천하의 모든 법이 다 한 마음에 돌아와서 능히 사통오달의 큰 도를 얻게 되리라.”는 포부와 경륜을 펼치십니다.
이처럼 대종사님의 삼학은 일원상의 진리에 근거한 수양·연구·취사의 삼학으로, 삼학의 일원화(一圓化)요 영육 쌍전·이사병행하는 수행입니다. 이는 ‘교법의 총설’의 결론과 상통하며 이를 총칭하여 대종사님은 삼학을 병진하는 공부법이라 강조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