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변화 트렌드와 종교의 미래

2 종교의 미래 모습

2007-09-12     한울안신문


90년대 중반 인터넷 확산,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9·11 테러, 2004년 지진해일, 2006년 북 핵실험, 2007년 아프칸 인질납치 등은 공통적으로 예측이 어려웠던 사건들이다. 그리고 지금 주식시장 요동, FTA 비준, 남북평화체제 전환, 대통령선거 등의 향방에 따라 세상흐름이 바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사건들의 영향 정도가 커졌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앞날의 개략적인 방향을 예상할 수 있지만 세세한 부분은 불가능하다. 일어날 일, 그 결과, 필요 조치 등을 짐작할 수 있으나 언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구체적인 것은 모른다. 역사가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고 단단한 땅 위에 서 있는 것 같지만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이동 수단과 정보망 발달로 세계가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불확실성에 복잡성까지 더해지는 중이다.??? 미래에 대비하려면 기본적이면서 예측 가능한 변화흐름, 즉 트렌드(Trend)를 파악해야 한다. 파도보다는 조류, 표면보다는 심층 구조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흐름이 빨라지는 급류, 흐름이 바뀌는 변곡점, 그것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용돌이를 예측해야 한다. 미래 트렌드 전망을 위해서는 막연한 추측을 넘어 과학적 기법을 동원해야 하고 예지력과 상상력을 더해야 한다. 외부 현상에 대한 분석, 내면으로부터의 통찰이 합쳐져야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정보 부족, 편견과 집착은 미래 전망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다.


엉성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갖고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고 판단을 그르치기 쉽다. 편견과 집착이 강할 경우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현자의 충고를 외면한다. 분석적 기법이 트렌드 전망의 출발점이라면 마음 닦음을 통한 통찰은 궁극적 지향점이다.



향후 10년 변화 트렌드



2차 대전 이후 실용화된 전자 기술은 90년대 중반 디지털혁명의 기초가 되었다. 향후 10년도 과학기술이 세상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과학기술 역량에 의해 시장에서의 부와 경쟁우위가 결정된다. 기초과학 기반 위에서 IT, 바이오, 나노 등 유망산업이 개화를 한다. 물리학을 응용한 금융공학이 금융산업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기업이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그에 따른 영향력 강화는 사회적 반발을 초래한다. 국가간, 지역간, 계층간 양극화가 갈등 요소로 부각된다. 첨단기술에서 앞서는 미국이 군사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킨다. 하지만 미국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지역분쟁과 테러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다. 거대중국이 미국에 대항하는 파워로 새롭게 부상하고, 그 과정에서 북한체제 변화가 예상된다. 권위해체 시대에 각국은 지도력 위기를 경험하며 국가역량 결집과 이해조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과도한 물질소비가 자연계에 재앙이 되고 있다. 자연은 기후변화, 환경오염, 에너지 고갈의 행태로 역습을 가하기 시작했다. 기상이변 등으로 리스크가 커지고 삶의 질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부존자원 편중은 국가간 분쟁과 에너지파동을 촉발할 것이다. 자원 미 보유국은 청정기술 개발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 성장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은 자체 관성을 갖고서 시장 팽창, 국가영향력 확대를 가속시켜 왔다. 이로 인해 격차와 갈등이 증폭되었고 뭇 생명의 터전인 자연이 위협받는 단계에 이르렀다. 여기에 종교간 반목이 가세하여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중동의 경우 미국패권(국가), 석유(자원) 이슈 외에 이슬람-기독교간 갈등이 얽혀 있다. 한반도 문제는 미국과의 FTA 경제교류 (시장), 남북한-주변국 관계 개선(국가), 이념·문화 융합(종교)이 관건이다. 향후 종교는 세상 평화의 매개자가 될 수도, 갈등의 원인제공자가 될 수도 있다.


종교가 바로 서야 기술발전, 시장과 국가의 행동을 제어하고 자원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 종교의 미래 모습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는 다가왔다가 지나가고 있다. 큰 재난을 경고하는 조짐들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바닷물이 수 킬로미터 밀려나갔는데 지진해일 내습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거대중국 부상, 인구고령화, 북한체제 변동, 기후변화 등을 앞두고 있고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향후 10년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종교는 맑은 마음과 밝은 지혜를 무기로 미래에 대해 의미 있는 전망과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 개인이든, 사회든, 외적으로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내적으로 스스로를 지탱하는 중심이 약하면 혼란과 불안을 겪는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는 환경 및 자신의 변화, 환경과 자신의 관계 재설정이 있다.


종교는 개인의? 변화 노력 즉 수행을 출발점으로 하여 세상 변혁과 관계 재설정으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과거 종교가 고립된 수행을 중시했다면 지금 종교는 사회참여에 적극적이다. 일부 교단은 수행을 경시한 채 사회참여에 나서는 우를 범하고 있다. 내부 문제에 함몰해 있거나 교세 확장에만 신경 쓰는 종교는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


종교가 팽창하고 영향력이 커질수록 사회는 종교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미래 종교는 보다 겸손해져야 한다. 수행과 사회참여를 구분하지 말고 열린 자세로 세상사를 포용하면서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세속과 종교 중의 선택(과거), 세속과 종교의 일치(현재)를 넘어 ‘세속을 담는 큰 그릇’으로서의 종교(미래)가 되어야 한다.



변화트렌드와 미래 종교의 역할



2000년대 들어 세상이 크게 바뀌고 있고 앞으로도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복잡성이 커질 것이다.? 국가사회 전체가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종교는 근본정신을 되살리고 영향력을 활용함으로써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 중요한 미래 트렌드 중에서 종교의 대응이 유효한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종교성 추구에 부응해야 한다.


사람들이 바쁘게 살고 욕망을 충족시킬수록 공허한 그 무엇을 채우기 위해 종교에 귀의한다. 종교는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해답과 제대로 사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 안락사, 체세포복제 등을 둘러싼 생명윤리 논란은 종교가 시급하게 답해야 할 이슈이다.


다음으로 종교는 세속 참여를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개인), 양극화와 갈등(사회), 지역분쟁(국제), 자원고갈·환경오염(자연) 문제를 예방하거나 완화시켜야 한다. 종교의 깨달음, 청정 생활, 상생 세계관은 세속 논리와 방법으로 풀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해답을 제시한다. 세상이 짜증스럽고 불안한 것은 세속적인 욕망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종교는 자족, 나눔과 존경을 강조함으로써 소외계층과 부유층을 부드럽게 화합시킬 수 있다. 종교만이 과학기술 개발, 생활과 산업활동의 패턴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도록 한다.?? 세속 문제를 바라보고 대응하는 방식, 그리고 성과에 의해 각 종교의 우열이 가려질 것이다. 근원적 종교성에서는 차이가 없겠지만 세속에서 존재하는 방식, 주변에 미치는 영향의 격차가 점차 커진다.


종교가 인구구조 변화, 정보기술 발달, 기업 사회책임경영 등의 조류를 미리 예견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양적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열린 종교’를 위한 제언 근본 종교성 심화 - 종교의 핵심은 신앙, 교리, 수행이다. 그 중에서 신앙은 창시자, 교리, 교단에 대한 내면적인 믿음이어서 말로 표현하고 외부로 드러낼수록 원래 자리와 멀어진다.


종교 원전과 교리 탐구를 통해 이해하고 수행을 통해 체득할 따름이다. 교리 탐구와 수행을 위해 인력양성, 공간 마련, 모임 개최에 보다 능동적으로 나서야겠다. 핵심인력을 체계적으로 키우고 다양한 학문과 소통하면서 도심 혹은 자연 속에 ‘의미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인간관계를 간소화하고 우주자연과의 관계를 확대하는 것이 현대인의 영혼 건강에 도움이 된다. 모임은 표준 형식을 갖되 새로운 시도를 용인해야 하며 성공모델을 확산시켜야 한다. 교단 혁신과 외연 확장



- 종교는 미래를 향해 완성해 가는 것이며 따라서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해야 한다.


역사상 많은 종교가 교리, 수행 문제가 아닌 교단 운영에 실패하여 지탄을 받거나 쇠락하였다. 교단도 엄연한 조직이므로 리더, 관리기법과 혁신 노력이 요구된다. 교단의 중심은 응집력이 강하고, 바깥은 개방적이면서 관계가 느슨해야 자기혁신에 유리하다. 조직구조와 운영방식이 종교 가르침을 반영하면서 효율적·혁신적인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교단 운영자의 도덕성, 재정운영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지속적 교화와 대외활동이 필요하며 강렬한 비전과 의지를 가진 결사체가 큰 도약을 가능하게 한다.



깨달음과 상생의 메시지 발신 - 키에르케고르는 어느 시대나 구성원을 맺어주는 통일원리가 있는데, 과거에는 존경이 현대에는 시기(猜忌)가 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갈등과 혼란이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데 종교마저 세속 흐름에 함몰되어 있다. 올바른 신앙, 교리와 수행방식을 발산하여 좋은 의미의 영향력을 행사해야겠다. 상생의 절실함과 실현방법, 인류가 나아갈 비전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성직자와 교도 한 사람 한 사람, 교단이 운영하는 학교, 방송, 사회단체가 모두 깨달음과 상생의 메시지를 퍼뜨려야 한다.


말 한마디, 생활모습이 중요한 컨텐츠이므로 이를 발굴하고 가공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특화된 사회활동과 파트너십- 종교는 세상과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사회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사회활동에 소극적인 것도 문제이지만 과도하게 백화점식으로 벌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일부 종교는 복지 활동, 언론사 운영을 넘어 영리사업에 나서고 있다.


교단이 부유하고 활동이 많다는 것과 종교의 근본 역할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은 별개이다. 종교는 차세대 교육, 빈민 지원, 전통문화 복원, 생태보전, 남북교류 등에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다. 종교 전통, 역량과 지향점에 적합하면서 세상 발전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또한 타 종교, 기업, 시민단체, 지자체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강점을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종교간 대화와 공동노력 - 각 종교는 ‘열린 종교’를 지향하고 세상의 화합과 평화에 공헌해야 한다. 중동 사태에서 보듯이 종교가 분쟁 당사자가 되어 극단적 행태를 보일 수 있다. 타 종교 기념일을 축하해 주고 종교간 대화를 벌이는 등 최근 들어 좋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팽창 중인 일부 종교가 폐쇄적이고 배타적이어서 상당기간 문제가 될 것이다. 숨은 내쉬어야 들이마실 수 있고 거래관계에서는 주어야 대가가 돌아온다. 한 종교라도 진정으로 비우고 버리고 낮추어야 종교간 대화와 공동노력이 가능해진다. 종교 색을 드러내지 않고 종교간 대화에 나서는 것은 의도적으로 벼랑 끝으로 밀어붙여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일이다. ‘열린 종교’는 역설적으로 종교성 심화와 교단혁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