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을 실천하는 -홍춘일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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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을 실천하는 -홍춘일교도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5.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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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쉼없이 울리는 봉공인의 마음


사은(四恩), 즉 내가 받은 천지(天地), 부모(父母), 동포(同胞), 법률(法律)의 4가지 은혜를 사회에 돌려보내는 것. 원불교의 핵심교리지만, 그 만큼 실천하기 어려운 가르침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며 마음공부에 정진하는 교도가 있다. 잠실교당의 홍춘일 교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 것도 없는데 무슨……”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많은 봉공활동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그녀와 인터뷰 일정을 잡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 자녀들은 최고의 후원자


김치나누기, 어버이날·어린이날 행사, 부자(父子)가족돕기, 어르신 봉양까지 그녀의 일주일 일정은 듣기조차 숨이 찰 정도다. 인터뷰 직전까지도 송파구청 관계자와 봉공활동을 계획하고 왔단다.


봉공활동으로 바쁜 그녀에게 자녀들은 최고의 후원자이자 버팀목이다.


막내딸은 “집 걱정하지 말고 유능한 봉공회장이 되어 달라”며 매월 침대 머리맡에 말없이 봉투를 놓고 간다.? 자녀들이 최고의 후원자라면, 원불교 어르신들은 그녀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기와 같은 존재다.


“어른들의 격려만으로도 마음의 폭이 깊어지고 넓어짐을 느낍니다. 몸이 피곤하다가도 그분들의 격려를 들으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아요.”


이 모든 사랑이 과분하게 느껴진다는 홍 교도는 “봉공회 임기 동안 내면을 점검하고 공심과 평상심으로 작은 정성이나마 드리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머리를 낮췄다. 이런 그녀를 보며 주변 교도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교도들을 대하는 그녀를 누가 귀하게 여기지 않겠느냐”며 “봉공인의 표상”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할머님(김혜진 목표교당)의 제를 올리면서 천도법문을 듣게 되었어요. 삶과 죽음의 경계가 녹아내리면서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꼈지요.” 그날(원기64년) 이후 그녀는 자연스레 원불교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 마음의 울림


여유로운 삶을 살다가 남편의 사업부진과 죽음으로 생계를 책임지게 된 그녀에게 원불교는 마음의 위로와 풍족함을 주었다.


“내가 좀 더 여유로워 나눌 것이 많았을 때 원불교를 알았다면 더 많이 나눌 줄 아는 지혜로운 삶을 살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하지만 이것 또한 인연이라고 말하는 그녀. 일련의 어려운 일들도 마음공부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욕심을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의 엄마를 보여 줄 수 있었습니다.”


자녀들의 효심을 곁에서 지켜 본 김인경 교무는 “어려운 역경을 수용하고 이겨낸 홍 교도의 모습이 효심 깊은 아이들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그녀는 마음의 자잘한 욕심을 버리고 있는 중이다. 하나씩 하나씩 버리고 나니 그 자리에 또 다른 이름의 욕심이 생겨났다. 더 많은 이들의 손을 잡아 주고 은혜에 보답하고 싶은 욕심, 많은 이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욕심. 이들이 모여 지금 홍춘일 교도의 마음의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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