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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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약속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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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가는 곳마다 빛이되는...이문교당 이덕원 교도


“내 가슴에 떼를 얻기 전에는 너를 보낼 수 없다.”


20년 전, 그녀는 어머니의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서원을 고집할 수 없었다. 그저 조금 후, 몇 년 후를 기약했다.


“솔직히 그 때는 불효스럽게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원불교 교무가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20년이 흘러 한 가정의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덕원 교도, 그녀는 20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꿈을 접었다 생각 하지 않는다. 생활에서, 사회에서 원불교의 주인이 되려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 중이기 때문이다.


# 주어야 할 자리


독거노인 반찬봉사, 장애인복지관 봉사, 시립양로원 목욕봉사 등 그녀의 한 달 생활에서 ‘봉사’라는 단어는 빠질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굳이 봉사라는 말을 쓰려 하지 않는다.


“남들에게도 뭐 배우러 다닌다고만 해요. 봉사라는 단어가 쑥스럽기도 하지만 전생의 빚을 갚는다는 생각이 더 크니 그 말이 어울리지 않겠지요.”


몸이 너무 힘들어 올해까지만, 이번까지 만을 수없이 되 내었어도 그 다음해도, 다음날에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그녀. 그녀에게 봉사는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주었어야 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 곳에 원불교의 법이 있고 진리가 있다고 말한다.


“많은 봉사자들과 일하다보면 경계가 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조금만 마음을 돌려보면 그 분들도 부처고 내가 배워야 할 분들이에요. 모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지요.”


‘고쳐 보고 싶은 건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봐주고, 돌아보면 고칠게 없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요란했던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이 교도.


본래 자리는 다 똑같아 나도 부처요, 상대도 부처라 말한다.


# 빛이 되어


이렇게 생활 안에서 원불교를 배우고 그곳의 진리를 느껴가는 이 교도.


몇 년 전부터 써온 참회문에는 이런 그녀의 일상의 반성과 깨달음이 담겨있다.


“책에 수 없이 써 있던 ‘내가 짓고 받는다’는 말을 참회문을 쓰면서 진정 알게 되었어요. 또 하루 중 얼마나 많은 하찮은 일에 동했는지, 내가 얼마나 부족한 지를요.”


이렇게 하루의 일과를 써 내려가면서 그녀는 중요한 또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모든 교리를 외우고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다가 아니라, 상황 상황에 따라 법을 전달하고 분위기를 화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것을.


“내 손길, 마음 가는 곳마다 분위기를 화하게 만드는 것이 나를 편하고 남을 편하게 만드는 기본이요, 자연스럽게 원불교를 알리는 처음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하기에 그녀는 노력한다. 남을 고치려 하지 않고, 다른 이의 마음으로 나의 마음을 살펴 그 자리를 밝히려, 그리고 원불교의 주인이 되려 노력한다. 그녀는 지금도 20년 전의 연장선에 서 있다.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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