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곡교당에서 제일 먼저 행동하는 사람’, ‘신앙인 인터뷰에 어울리는 교도’, ‘젊은 일꾼’이라는 인사가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바로 중곡교당의 문을 열자마자 맞이한 빨강앞치마의 김원명 교도를 가르키는 말이다. 오늘도 명절대재 날을 맞아 공양을 준비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 한 울타리 안의 나
중곡교당 여성회장 김원명 교도는 셋째 아이를 위한 100일 기도가 인연이 되어 원불교에 입교하게 됐다. 그 아이가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으니, 그녀와 원불교와의 인연도 11년째가 되었다.
“그때는 아무 뜻 없이 100일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다 교무님의 ‘세상사는 데 공짜는 없다’라는 설법을 들었는데 마음에 탁 닿더라고요.”
사회생활에서 느꼈던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 데 이것 밖에 돌아오지 않나? 왜’라는 불만이 멈추고 ‘시일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지은 대로 돌아 올 것이다, 아직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다’라는 자신과 교법에 대한 믿음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믿음으로 원불교에 투자하기 시작했다.처음 시작한 것이 여성회 간사비 지원과 전무출신 후원사업이었다. 그것은 남을 키우기 위한 씨앗이기도 했지만, 그녀가 변화되는 씨앗이기도 했다.
“내가 어떻게 변할까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들이 나를 변화 시켰습니다.” 즉, 한 사람을 위해 한 일이 열 사람에게 소문이 났고, 열 사람에게 했던 좋은 일들이 스무 사람의 머릿속에 그녀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그러면서 주는 것보다 내가 더 많은 것을 받고, 결국 돌고 돌아 자신에게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얼마 전 아들에게서 최고의 찬사를 들었다.
“입교를 하고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가장 많이 변했는데, 얼마 전 큰아들이 ‘부모님을 만나 행복하고 큰 복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 변화의 시작은 나
무엇이 그녀의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아이와 의견이 다르면 우선 생각을 멈추고 ‘너의 생각도 옳은 것 같다’며 선택권을 아이에게 넘겨줍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니, 아이가 부모의 의견을 존중하게 된 것은 물론이고 대화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아니다. 싫다’라는 거부의 뜻이 담긴 단어가 집에서 사라졌다. 모두, 머릿속에서 세대차이의 선입견을 버린 결과였다.
이런 엄마의 변화 덕분이었을까, 아니면 100일 기도 덕이었을까?
그녀의 셋째 아들은 중곡교당 출석률 1위를 달린다. 김 교도가 출석을 안 할 때도 큰일이 나는 것처럼 혼자서 교당에 간다. 조건 없이 원불교 전체를 흡수하고 받아들이는 아들이 김 교도는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자신에게서 변화의 씨앗을 찾는 김 교도, 지금 그 씨앗이 열 명에게, 더 멀리 백 명에게 퍼져, 싹을 틔우고 있다. 김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