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에 있나 싶더니 어느새 식당에서, 새로 놓을 식수대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고, 또 눈 깜박하는 사이 복잡하게 엉킨 인터넷 선을 정리하고 있다.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거기다 강창완 교도가 지나간 자리는 말끔하게 정리가 되니 홍길동에 맥가이버가 따로 없을 정도. 이날 교도들에게 수없이 들은 구의교당의 ‘보물’ 되시겠다.
# 내가 할 수 있는 행복
며칠 전 신축봉불한 구의교당이다보니 구석구석 살펴야할 게 많은 요즘. 오늘도 예리한 그에 눈에 뜨인 것은 안내판과 식수대, 벌써 다음 주 일 꺼리도 머리에 입력해 놓은 상태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교도들이 하나씩 맡아 자기 집 일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그렇게 완성된 게 저희 구의교당이고요.”
‘어떻게 하면 교도들이 편안하고 마음이 안정될까?’를 생각하다보니 남들보다 조~금 먼저 ‘엉켜있는 전선도 보이고, 법당 세팅도, 남자들이 놓치기 쉬운 식당도 구석구석 보이게 됐다’는 그, 아이디어 반짝이는 구의교당의 인터넷카페도 그런 의미에서 ‘교도들이 어떻게 하면 쉽게 올리고,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물론 바쁠 때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교당과 교도들의 메신저 역할을 한다는 자긍심이 더 커요. 살짝 아쉬움이 있다면 제 욕심만큼 관리하지 못 한다는 거. 교도님들에게 미안할 뿐이지요.”
하지만 이런 아쉬움도 중앙으로써 하고 있는 일들을 알고 나면 이해하고 남을 정도, 그가 보내는 자잘한 안부문자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는 교도가 한둘이 아닌 게 그 증거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더 좋은 거지요. 또 그것이 나만의 안위가 아닌 남을 위하는, 우리 공부라 생각해요.”
# 위로이자 행복
“알고 있는 종교를 다 검색해 보았어요. 사회적 역할과 봉사 기여도도 보았고, 교리도 보았지요. 그러다 재생의세, 성불재중이란 말이 눈에 딱 들어온거죠. 이거다 싶더군요.”
그렇게 만나게 된 원불교, 그리고 그 속에서 맺어진 법동지들. 특히 그들과의 회화는 종교 안에서의 궁금증은 물론 삶의 고민까지 다 물어볼 수 있었던 그야말로 멘토와의 인생상담. 경험에서 우러나온 법 선배들의 생활밀착형 조언들은 가정에서는 물론, 직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 준 법음이었다.
“인상을 자주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인상 쓰는 내가 느껴지기 시작한거에요. 그럼 ‘내가 인상을 쓰고 있구나, 웃어보자’ 하는 거지요. 그 다음 효과에 대해서는 말 안 해도 아시겠지요?”
까칠한 직장선배에서 부~드러운 선배로의 변신! 법선배들의 조언대로 사무실에서 틈틈이 하는 1분선과 생각정리, 호흡정리도 경계로 놓친 마음을 금세 잡게 했다. 특히 출근길에 함께하는 교전과 성가, 하루를 마무리하는 심고는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하기에 충분, 종교는 위로이자, 행복이 되었다.
“어느 순간에도 제가 이 종교를 선택한 이유를 잊지 않을 거예요. 재생의세의 정신 말이에요. 작게는 가족과 법동지부터 시작해, 두루두루 널리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겁니다.”
김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