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아버지 스님이시니?” 새벽녘에 들리는 목탁소리에 고서연 교도는 친구에게 물었다. 그렇게 그녀를 원불교로 인도했던 친구는 출가하여 영산선학대학교를 다니고 있고 고 교도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살려 교육 개혁을 이루는 원학습코칭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니 서로 윈윈(win-win) 한 셈.
#일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이 계속 일하게 해
다니던 종교를 개종(고 교도는 원래 카톨릭 신자였다.)하고 돈 많이 주는 외국계 회사에서 원학습코칭으로 옮겼을 때는 고민도 했을 법한데 그녀의 얼굴은 평온했다.
“신(神)이 있는데 세상은 왜 이리 부조리한가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 교법은 법을 실생활에 활용하고 사람마다 신이 있어서 서로 공경하고 낙원세계 이뤄낸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원학습코칭을 하면서 누군가의 멘토(mentor)가 되기도 하고 멘티(mentee)가 되기도 하면서 가르치고 배우니까 매순간 내가 성장하는 걸 느껴요. 일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어요.”
기자는 사회에 원학습코칭과 같은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서 성공여부가 불투명하지 않을까? 하고 물었다. “잘 모르셔서 하는 말씀이에요. 사회프로그램은 성적위주예요. 우리 것은 교법으로 삼학을 단련하고 실생활에 성과 낼 수 있도록, 아이들이 마음을 잘 쓰게 하는 거예요. 본래마음과 일어나는 마음을 알아서 본래마음을 찾아가도록 하는 게 있을까요. 그리고 이런 것도 안 하면 과연 원불교는 사회에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요?”
#교화도 사회적 감각이 있어야
인터뷰는 사회봉사와 교화 이야기로 넘어갔다. “다른 종교는 독거노인 지원 등 사회봉사가 많아요. 원불교는 그런 게 그다지 많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요. 아이들이 어려서 큰 고기를 못 먹으면 잘게 썰어줘야 먹듯이 사회적으로 입지를 세우고 베풀면 그들이 다시 돌아옵니다. 사회에서 뭘 요구하고 있는지를 알면 교화는 훨씬 활성화될 수 있다고 봐요. 전 교화를 하려고 원학습코칭도 하는 겁니다.”
교당에 오래 다니신 어르신들도 교화에는 소극적인 경우가 있는지라 입교한 지 4년밖에 안 된 젊은 교도의 교화열정이 새삼 신선했다.
“대종사님 말씀대로 인과보응의 진리를 믿고 자신이 스스로 변화시켜 나가고 마음이 살아나야겠죠. 재가·출가가 교전(敎典)을 대조(對照)하고 각자 스승님께 대조해서 정법정신(正法正信)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교화가 질적 양적으로 살아난다 생각해요. 지금 교화가 안 된다고 말이 많은데 정법정신을 구현 못 하고 있어서 그래요. 재가도 내가 교화자라는 생각 갖고 교무님을 도와주면서 큰 어른의 뜻, 경륜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해야겠지요.”
기자는 마지막으로 그의 ‘꿈(비전)’에 대해 물었다. “저의 꿈은 스승님의 경륜을 실현시키는 거예요. 스스로의 역량을 개발하고 원학습코칭도 성공적으로 지켜나가서 공교육에 정착되어 마음공부를 교과목처럼 할 수 있게끔 도입시키고 싶어요. 내 스스로 성자가 되는 게 저의 목푠데… 뭐라 해야 하나? 재가인데 출가랑 구분이 없는 새로운 모델이 되고 싶어요.”
젊은 교도의 거리낌 없는 당당함은 진지했다. 그 모습에서 미래 원불교의 한 부분을 엿보았다고 하면 기자만의 생각일까. 이정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