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모가 자리를 비운관계로 식구들 식사준비를 한다. 잠시 일을 보고, 정해진 식사시간까지 밥을 해야 하기에 마음이 급하다.
전을 부치려고 반죽그릇에 계란을 깨트리려다가 싱크대에 둥둥 떠다니는 노른자를 보며 “생각 있는 가운데 생각이 없구나.” 라는 감상이 든다.
분명 반죽그릇에 계란을 깨려고 했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계란을 싱크대에 톡톡 두들겨 깨트리는 나를 보며 유념공부, 생각 없는 가운데 대중 있는 공부의 중요성을 느껴본다.
정산종사님께서 유념과 무념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착심 없는 곳에 신령하게 알고 바르게 행함이 유념이니 이는 생각 없는 가운데 대중 있는 마음이요, 착심 있는 곳에 미혹되어 망녕되이 행함이 무념이니 이는 생각 있는 가운데 대중이 없는 마음”이라고 하셨다.
쉼 없이 돌아가는 교당 일정. 받은 만큼 그 이상 보은해야 하는 의무 속에 바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그 속에서 한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이 삶은 수도의 삶이 아니다.
바쁜 중에도 한 마음 챙겨보고 생각 없는 가운데 대중 있는 마음을 더 챙겨보고 사는 삶을 갈망하고 있다. 아무리 무념무상이라지만 시비를 떠나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의 세간 속에 생각 있는 가운데 대중 없이 할 것이 아니라. 유념할 곳에는 반드시 유념을 잊지 말고 무념할 곳에는 반드시 무념을 잊지 말아야 함을 느껴본다.
이번 첫 출가단회 때 단장님께서는 유념공부를 갖고 한해 공부하여 원기100년과 자신 성업을 준비하자고 하셨다. 언제나 깨어 있는 마음으로 한마음 챙겨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