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교 인 들 의 국 제 연 대 단 체 인 INEB(International Network of Engaged Buddhists)이 주관한'영성과 보존(Spirituality and Conservation)' 프로그램의 일부였던 '생태와 윤리-종교에 기반한 모든 생명과의 공존 모델 '워크숍은 생태와 영성을 각각의 종교적 가르침에 기반해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사례를 나누는 자리였다. 『생태 영성: 조용한 혁명(Spiritual Ecology: A Quiet Revolution)』의 저자인 하와이대학 스폰젤 교수(Leslie Sponsel)의 여는 말을 시작으로 남아공청년들의 반핵 캠페인, 일본의 에너지 절약과 생태사원 만들기 사례, 이슬람의 가치에 기반한 환경복원 활동 등과 함께 원불교 '생명평화탈핵'운동과 '100개 햇빛교당 에너지전환운동'이 소개되었다.
원불교환경연대의 사례는 원불교 가르침의 근간이 되는 사은에 기반하여 '탈핵(No Nuke)'를 선언하고 대안으로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햇빛교당'을 100개 이상 만들었다는 점에서 초반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원불교 성지가 있는 영광지역에 6개의 핵발전소가 있기 때문에 2002년 성지수호를 위해 100명의 교무들에게 사령장을 내고 핵폐기장 유치를 막아냈고,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4년 동안 4400km를 걸으며 기도하는 '탈핵순례'를 200회 이상 지속하면서 핵의 위험성을 알리고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는 삶의 방식을 전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을 때 큰 관심을 보였다.
이어 핵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을 만들어 교당 건물 옥상에 햇빛발전소를 만들어 왔고, 깨끗하고 무해한 햇빛전기를 통해 기후변화를 예방하고 전기 판매 수익으로 경제적 자립과 핵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을 얻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올해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를 계기로 100개 햇빛교당 목표를 달성한 데 이어 이제 전국의 교당을 '몽땅 햇빛교당'으로 만들고 세계로 가는 햇빛교당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를 마무리하자 사회자이자 워크숍 기획자인 나이절(Nigel Crawhall) 박사가 “원불교 사례를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 많은 영감을 준 발표였다”며 한번 더 박수갈채를 받게 했다.
발표 후 진행된 소그룹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종교에 기반한 환경운동 단체로서 생명의 근간이 되는 자연을 보존하는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지만, 개발논리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에너지 전환운동을 종교적 가치로 접근했다는 점, 그리고 기도순례라는 형식으로 지속적으로 대중들에게 메시지
를 전달하는 탈핵순례를 200회나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감동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워크숍이 끝난 후 문 앞에서 필자를 기다리고 있던 한 참가자는 “원불교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아주 감동적이었다. 실천하는 종교의 모습을 알게 되어 기쁘다”며 꼭 개인적으로 인사를 하고 싶었다며 합장인사를 배워가기도 했다.
워크숍 후기는 숙소인 하와이교당에서의 아침식사 토론으로 이어졌다. 필자와 함께 INEB의 사무총장 솜분(Somboon Chungprampree), 옥스포드 대학에서 개발과 환경 분야의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스텝 에밀리(Emilie Parry), 발표자인 일본 동경 주코인(Juko-in) 사원의 주지 오코치(Hidehito Okochi) 스님과 인도네시아 무하마디야의 야야(Yayah Khisbiyah)가 함께 하와이교당을 숙소로 이용했던 덕에 교당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식사는 한 시간 넘게 서로의 활동을 소개하고 IUCN 고위급 종교지도자 대화마당, 워크숍 등에 대한 감상담을 나누는 '작은 지식카페'가 되었다. (사진)
'지식카페'는 IUCN 공식 프로그램 중 일부였는데, INEB이 주관하고 에밀리(Emilie Parry)가 진행한 '자연의 가치를 다루는 지식카페'가 워크숍 전날인 4일 오전 열려 많은 이야기 거리를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 넓은 회의장 홀에 칸막이 없이 8개의 지식카페가 동시에 진행되었는데 한 팀의 제한인원이 12명이었지만 '자연의 가치를 다루는 지식카페'에는 22명이나 참가해 자연을 자본으로 보는 '네츄럴 캐피탈(Natural Capital)'을 뛰어넘는 통합적 이해의 필요성과 방법이 오고 갔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