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행복하고 감동적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한 거룩한 시간이었다. 멋진 무대를 선사 해 준 이윤택 연출가에게 박수를 보내 달라.”
“대종사님 역할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전해준 윤정섭, 이원희 배우에게도 사타원(바랭이네)님 역할의 김미숙 배우에게도 전무출신으로 극에 함께한 김계원 도무에게도 큰 박수를 보내 달라.”
한은숙 교정원장은 열연한 배우들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박수를 이끌며, “민중과 사회와 함께 정신개벽을 선두에서 이끌어 주신 대종사님의 가르침을 예술을 통해 다시 2세기를 열어갈 수 있도록 힘을 우리에게 불어 넣어줘 감사하다”고 기쁨을 전했다.
6월 4일(일) 막을 올린 원불교 서사극 '이 일을 어찌 할꼬'의 첫 공연과 함께한 400여명의 관람객들 역시 두 시간 반 동안 감동의 무대에서 함께 울고 함께 웃었다.
이윤택(영택) 연출가 또한 무대에 올라 “이 연극은 나에게 큰 실험이었다. 대종사님을 연극으로 구성해 무대에 올리는 전 과정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원래 한 울타리에 있던 연극과 종교가 분리되면서 연극은 천박해지고 종교는 외로워졌다. 이제 이 둘이 다시 만나야한다”고 강조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대종사님의 말씀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동시대의 화두며,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말씀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원불교 서사극'이 일을 어찌할꼬'는 지난 원기75년(1990) 6월 소태산대종사 탄생 백주년 성업봉찬사업의 일환으로 무대에 올려진 '창극 소태산'이후 27년 만에 추모의 달 6월에 소태산의 일생을 무대예술로 표현 된 것이다.
평범함 속에서 비범하게 살아간 성자 소태산 대종사의 인간적인 모습이 진솔하게 담긴 이번 연극은 대각을 중심으로 소태산의 생애를 전 2막으로 구성됐다. 1막은 삶에 대한 소년의 의문이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밝히는 수행편과, 2막은 난세를 가로지르며 삶 속에서 깨달음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교의편으로 구성됐다.
식민지 시대 암울했던 한국에서 싹튼 민족종교이자 이제는 우리의 일상에서 자라나 세계로 꽃피우고 있는 원불교의 성격에 맞게 다양한 한국적인 공연양식들이 만났다. 우리 가곡인 정가를 비롯해 범패, 판소리가 극 전반을 아우르며, 택견, 선무도, 덧뵈기 즉흥 춤 등 우리 고유의 움직임도 펼쳐진다.
주 무대인 영광지역의 방언이 연극언어로 표현된다. 남도 특유의 해학과 신명을 담는다. 무대는 원(圓) 상징을 중심으로 여백의 미를 살렸다. 한국 전통 불교양식인 만석중놀이(그림자놀이)로 무대를 꾸몄다.
청년 소태산은 연희단거리패 4대 햄릿 윤정섭, 중년 이후의 소태산은 국립극단 연극 궁리에서 세종 역을 맡은 이원희 배우가 각각 맡았으며, 오창건 ·황이천 선진으로 김계원 도무(삼동인터내셔널)가 열연했다(4면 참조).
가곡 작곡·소리 김민정, 판소리 작창 안이호 등 젊은 음악인들과 함께 작곡가 최우정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으며, 우리 전통의 소리와 연주 움직임에 탁월한 연희단거리패 배우장 김미숙이 바랭이네를 맡았다.
“대종사님의 열반 장면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그동안 머리로만 알았던 대종사님의 모습을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교도로써 대만족이다”라는 양인수 교도(서울정토교당)와 “대종사님께서 대각을 이루기 직전 온 몸이 부스럼 딱지에 뒤덮여 고통을 받는 모습과 마지막 열반 장면에서 많이 울었다”며 홍혜진 교도(충주교당)가 감동을 전했다.
정인원 교도(강남교당)는 “관람객들과 함께 부를 수 있는 편곡된 성가가 참 좋았다. 같은 정서를 갖고 있는 교도들이 함께 부르면서 소통할 수 있었다. 원불교의 문화적 역량이 항상 아쉬웠는데 이윤택 연출가께서 큰 역할을 하셨다”고 밝혔으며, 이지철 교도(중구교당) 역시 “깔깔대소회 등을 재현하면서 관객과 함께하는 모습이 좋았다. 특히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바랭이네가 부각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청년들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대종사님에 대한 과도한 신격화가 없이 대중들과 어울리는 인간적인 모습과 고난과 역정 속에서 우뚝한 모습이 좋았다”는 최훈 교도(북광주교당)와 “믿음의 표시로 팔을 자른 제자에게 몸을 소중히 하라고 호된 꾸중을 내리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안기홍 교도(종로교당)의 감상이 있었다.
공연을 함께한 백낙청 선생(문학평론가) 역시, “ 여러가지로 인상적인 공연이었는데 특히 마지막에 관객들과 배우들이 어우러져 춤을 추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고 밝혔으며, 이웃종교인 김해운 씨는 “대종사님의 대각 직전의 모습과 구도에 대한 열망 그리고 세상을 구하려는 뜻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서울공연을 마친 '이일을 어찌할꼬'는 경남교구(6월 25일 경남교구청), 부산울산교구(7월 2일 동래문화회관), 중앙교구(7월 9일 솜리예술회관), 전북교구(9월 14일 덕진예술회관), 강원교구(10월 29일 강원교구청), 영광교구(11월 12일 영광 예술의전당) 등 전국 순회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