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년] 성적을 잃고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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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년] 성적을 잃고 얻은 것
  • 관리자
  • 승인 2017.10.1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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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교도(안암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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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1학기 성적에 대한 일기이다. 학기 초에 첫 시간에 수업한다고 불평을 했었던 논어 수업은 A+이 나왔다. 전공과목도 무난한 점수를 받았고, 교직과목도 생각보다는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한 과목, 기초통계학에서 D가 나왔다. 이 D로 인해서 학점평균이 확 내려갔다. D 하나 때문에 학점평균이 확 내려가서, 장학관 생활에 곤란함이 생길 뻔하였다.


성적이 나오고 나니, 여러 생각이 든다. 먼저 초심이다. 학기 초에 '이 수업에서 교수님에게 뭔가 하나 더 얻어가야지'라고 마음먹고, '어떻게 하면 얻어갈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었다. 첫 시간에 각각의 과목들에서 교수님들이 예습과 복습을 하라고 했었다. 과제 형식으로 예습 혹은 복습을 시키는 교수님도 있었다. 그래서 학기 초에는 대부분의 과목을 예습하고, 이후에 복습을 하여, 교수님이 주는 걸 받고자 노력했다. 그러다 학기중에 이 행사, 저 행사에 참여하면서 정신없이 바빠지니까, 과제로 시키지 않는 과목 외에는 예습과 복습을 하지 않았다. 몇몇 과목에서 초심을 놓아버렸다.


성적이 나오고 나니, 확실히 초심을 놓아버린 과목에서는 점수가 낮게 나왔다. 성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좋게 주시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막상 그 결과를 받으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까딱 잘못했으면 장학관에서 나가게 될 뻔했다. 그러다'아하, 이게 낙이 변해서 고가 된 거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이 행사 저 행사 다니면서 놀 땐 즐거웠는데, 그 결과로 낮은 성적을받았다.

그로인해 고통 받을 뻔한 지경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습과 복습을 하는 게 그 순간에는 고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낙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리도 틀림없이 지은대로 받게 되는 인과의 이치에 대해서도 생각하였다. 초심을 지키고 계속해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했더라면, 기초통계학에서 D라는 성적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논어는 복습과제가 있었지만, 이를 귀찮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A+이라는 성적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고, 교직과목 또한 예습과제를 귀찮다고 챙기지 않았으면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호리도 틀림없이, 내가 한 학기 동안 지은대로 성적이 나왔다는 생각을 한다.


D를 받고 나서, 이 'D를 어떻게 메꿀까?'하는 생각을 했다. D를 만회하려고, 다음 학기에 얻어갈 것도 없는 '꿀강(꿀 같은 강의)'을 들어볼까 했다. 그러다가 '나는 성적에 얽매여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배우고 싶어서 내 전공과 동떨어진 기초통계학 수강신청을 했었다. 그래놓고, 그 결과가 좋지 않으니 아무런 배움도 없는 꿀강을 들어서 성적을 만회하자는 생각을 했다. 성적에 얽매여, 도전을 멈추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학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학기를 준비하고자 한다. 다음 학기에도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호기심 있는 분야에 도전해서 얻어가고자 한다. 학기 초에 마음먹은 초심을 지키며, 순간순간마다 고락과 인과를 생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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