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지키라(守信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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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지키라(守信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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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05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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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31)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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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것 중에 하나가 바로 믿음입니다. 이 점은 원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믿음은'만사를 이루려 할때에 마음을 정하는 원동력(정전 교의편, 팔조 중)'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공부인에게 있어 만사(萬事) 중 가장 중요하고 급한 일은 깨침을 얻어 중생을 건지는'성불제중(成佛濟衆)'의 서원입니다. 여기에 마음을 정했으면 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한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외부의 헛된 권위나 명성에 사로잡혀 자신의 직관이나 경험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나를 가장 나답게 하는 것이 수행의 이유입니다.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마음을 정하고 거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바른 믿음이 바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지키라는 당부는 외부에 존재하는 절대적 존재를 믿고 거기에 기대는 의타적 믿음(faith)이 아닙니다. 이는 나도 부처님이나 대종사님 같은 성인과 같아질수 있다는 자기 확신의 신념(conviction)입니다. 일단 서원에 마음을 정한 이후 내가 걸어가는 길이 스승님이 앞서 가신 길과 동일한지 매번 철저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해답은 경전에 담겨 있습니다.


대종사님께서는 믿음(信心)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주십니다. “스승이 제자를 만나매 먼저 그의 신성을 보나니 공부인이 독실한 신심이 있으면 그 법이 건네고 공을 이룰 것이요, 신심이 없으면 그 법이 건네지 못하고 공을 이루지 못하나니라. 그런즉, 무엇을 일러 신심이라 하는가. 첫째는 스승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니, 비록 천만 사람이 천만 가지로 그 스승을 비방할지라도 거기에 믿음이 흔들리지 아니하며 혹 직접 보는 바에 무슨 의혹되는 점이 있을지라도 거기에 사량심(思量心)을 두지 않는 것이 신이요, 둘째는 스승의 모든 지도에 오직 순종할 따름이요 자기의 주견과 고집을 세우지 않는 것이 신이요, 셋째는 스승이 혹 과도한 엄교(嚴敎) 중책(重責)을 하며 혹 대중의 앞에 허물을 드러내며 혹 힘에 과한 고역을 시키는 등 어떠한 방법으로 대하더라도 다 달게 받고 조금도 불평이 없는 것이 신이요, 넷째는 스승의 앞에서는 자기의 허물을 도무지 숨기거나 속이지 아니하고 사실로 직고하는 것이 신이니, 이 네 가지가 구비하면 특별한 신심이라, 능히 불조(佛祖)의 법기(法器)를 이루게 되리라(대종경 신성품 1장)”


부처님 역시 믿음을 매우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화엄경」에서도 “믿음은 도의 근원이요, 공덕의 어머니(信爲道元功德母長養一切諸善法)”라고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종사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불가의 경론(經論) 중에 참고하셨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중국 남송 말기에 선풍을 드날린 고봉스님의「선요(禪要)」입니다. 이 책에서는 깨달음으로 가는 중요한 요소를'대신심(大信心) 대분심(大憤心) 대의심(大疑心)'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대신심은 자신은 물론 일체 중생이 본래 성불해 있다는 믿음입니다. 나와 부처님은 어떠한 차이도 없고 설사 모습과 나타난 능력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본래 갖춰 있는 불성은 다르지 않다는 믿음입니다.


선방에서 수행 지도를 하다가 간혹 대중에게“○○○님은 부처입니까?”하고 묻습니다. 질문을 받은 선객은 순간 당황 하거나 우물쭈물 대답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당당하게 자신이 부처임을 믿는 마음만 갖춰도 수행은 다 된 것과 다름없습니다. 설사 100%의 확신이 없더라도 자신이 부처라는 믿음에 마음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1%의 확신으로 99%의 불안을 깨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선 공부입니다. 그런 뒤에야 한 행동 한 행동이 불시에 부처의 행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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