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달리는가?
환갑의 나이에 165cm 정도되는 키, 그 작은 체구로 달리는 남자의 뒷모습은 마치 로봇처럼 조금의 빈틈도 흔들림도 없다.
하루 평균 40km, 말이 쉽지 마라톤 풀코스(42.195km)에 해당하는 거리를 매일 달린다. 그렇게 예정된 일정이 무려 14개월, 작년 9월에 출발해 벌써 스무 켤레가 넘은 운동화를 갈아치우면서도 그는 여전히 달린다.
“처음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카자흐스탄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스텝도 없이 혼자 유모차에 짐을 싣고 달렸습니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처럼 담담하게 풀어낸다. “터키에서는 송아지만한 양치기 개 '캉칼'한테 물리기도 했고,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온 도둑이 노트북과 휴대용 GPS를 훔쳐가 지금은 핸드폰에만 의존하는 상황이죠.”
무엇이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그에게 만나는 사람마다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묻는다.“ 왜 달리는 건가요?”
#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도전
“처음 출발할 때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 '리틀 로켓맨'이라고 비난하며 곧장 북한을 폭격할 것 같았죠. 그래도 남북과 북미의 정세가 극적으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감히 저의 평화 마라톤 덕분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마지막 코스는 꼭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본지는 작년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1년 2개월 간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터키,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중국 등 유라시아 17개국 16,000km를 횡단해 북한땅을 지나 올해 11월 서울로 들어올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길을 뛰고 있는 강진성 교도를 만났다. 이번 인터뷰는 5월 11일(금)부터 13일(일)까지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진행됐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