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6월 24일) 임관식을 올렸는데 이제 전역인사를 올립니다.
저는 7년 동안 두 분의 이성(二星) 장군 사단장과 네 분의 삼성(三星) 장군 학교장을 모시고 군과 나라에 대한 깊은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군종장교로 동료들인 개신교 목사 11명, 불교 법사 8명 천주교 신부 4명과 함께 근무했습니다.
7년의 군 생활 동안 큰 공부를 했던 시기가 바로 육군사관학교 화랑대교당을 짓는 시기였습니다. 여덟 번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허가를 얻지 못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3억 5천만원으로 작은 교당을 짓기로 했지만 법회를 열어보니 전체 생도 1000여 명 중에 많게는 400여 명이나 법회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건산 최준명 종사님과 아드님인 최대성 교도님(신촌교당, 요진건설산업 대표이사)의 전폭적인 후원에 힘입어 최종 공사비 28억으로 교당을 신축하게 됐습니다. 이 아름다운 건물은 나중에 서울시로부터 건축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교당 건축과 함께 가장 큰 성과라고 한다면 군내 교재발간 및 규정 제정과 개정을 통해 원불교를 전군에 보급하고 위상을 높인 것입니다. 초대 군종장교인 문정석 교무님께서 한 역할을 제가 이은 것이고, 지금은 후배들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군내에서 입교를 시킨 인원이 1100여명이 됩니다. 수많은 인연들 가운데에서도 육사생도들을 교당으로 인도해 교도로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이들이 앞으로 미래의 육군을 짊어지고 갈 것입니다.
지난 군 생활을 돌이켜 보니 군에서는 '안 된다. 기다려라'라는 말과 교단에서는 '버텨라. 해결해라'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많은 눈물을흘렸고, '누군가 할 일이면 내가 하고 내일 할 일이면 지금 한다'는 말로 7년을 살았습니다.
군복을 더 입고 싶은 마음이 나거든 그 때가 복귀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교단으로 복귀하는 저는 교단을 위해서 또 다른 곳에서 보은을 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그 동안 군이라는 무대에서 한바탕 일하고 갈 수 있도록 많은 가르침을 주신 역대 군종교구장님, 든든한 동료로써 서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던 선배 군종장교 문정석 교무님, 선배들의 뒤를 이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후배 군종장교 강동현·정효천 교무님 그리고 곧 임관할 김도웅 교무님을 응원합니다.
아울러 화랑대교당의 연원교당 장충교당·유린교당의 교도님들, 얼굴 한 번 본적 없지만 군종장교라는 이유만으로 기도해주시고 후원해주신 모든 교무님·교도님들께 감사드리며 복귀 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