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과 거리의 촛불은 한국사회의 역동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혹자는 이 촛불을 보면서 우려와 걱정을 한다. 광장의 촛불을 보면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한국사회의 종교인의 숫자는 급격히 감소하고, 종교의 외적 성장은 다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들이 보여주고 있다.
최근 원불교의 교화를 보면 한국사회의 탈종교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각종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 출석교도를 기준으로 표준교당 규모라 할 수 있는 숫자가 과거에는 50~100명 규모였다면, 이제는 50명 이하가 됐다. 경제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교도들의 연령이 높아져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면서 과거와 같은 지역사회의 영향력도 적을뿐더러 재가단체의 활동도 위축됐다. 또한 사회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종교의 봉공활동 영역은 점점 줄어들고, 사회가 요구하는 종교의 역할과 형태는 바뀌어가고 있다. 10년 후에는 훨씬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교화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오래 전부터 수없이 외쳤던 교화의 핵심 의제이다. 시대와 사회의 변화 속도는 빠른데 우리의 교화능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방송이나 군교화, 종교연합, 시민운동 등 어떤 분야에서는 비교적 속도를 내는 곳도 있다. 하지만 가장 근간이 되는 교당교화 성장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교단의 큰 경사인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 봉불을 하며, 서울에서 강남교당과 한강교당이라는 비교적 큰 교화공간이 마련돼 교화성장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강 이북에 하나 더 만들어진다면 교화성장의 구도가 잘 잡힐 것으로 본다. 이제는 인구수에 따라 교화가 이뤄져야 하고 대형교당과 소형교당의 역할은 분명하게 달라져야 한다. 농촌기반의 교화구조에서 수도권 중심의 인구밀집지역으로 교화의 중심이 옮겨져야 한다. 그것이 소태산기념관 건립의 명분이기도 했다.
10월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