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소성리 진밭
여기는 평화의 계곡
여기는 평화의 성지
사계절 변화 속에
아무런 욕심 없이
세월의 무상을 벗 삼아
활짝 핀 들꽃처럼
때 묻지 않은 마음으로
소박한 즐거움 가득한 소야.
갑자기 낯선 무기 하나
덩그러니 가져다 놓고
귀한 보물을 선물한 것처럼
으스대고 자랑삼아
요란한 헬기로 소란을 떨고
제집처럼 다니는 꼴사나움이
아무것도 모르는 처녀에게
생면부지 아이를 맡기며
네 아이니 잘 키우라는 것 같아
분통과 울분에 몸서리치니
달마산은 함께 울부짖고
선돌마저 고개를 떨구었다.
그래도 지각 있는 백성들
하나둘 마음을 다해
기도와 염원으로 자리를 지켜
걱정으로 시작되어
두려움으로 지샌 날들이
하루 백일 그리고 천일.
하루도 걱정스럽지 않은
날들이 없었지만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도 없었다.
평화를 먼저 깨달음으로
늘 걱정스러웠고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은
늘 행복했다.
다니던 길을 갈 수 있게 하라
자연을 벗 삼아 잠들게 하라
평화라는 말조차 짐 되지 않게 하라
단순한 외침으로
뜨겁게 꽃피운 시절과
삭풍에 잠을 청하던 시간이
하루 백일 이어져 천일
천일의 기도는
세포마다 평화로 채워지고
천일의 행동은
눈빛마다 평화로 가득 찼다.
평화를 염원하는
그곳이 진실한 성지이며
평화의 노래가 쉬지 않는
그곳에 평화의 꽃이 피리니
나선 발걸음 지치지 말고
천일에 천일이 지나고
또다시 천일이 지날지라도
곪은 상처 도려내듯
명치에 걸린 불법무기 나갈 때까지
평화의 노래를 멈추지 말고
맞잡은 손을 절대로 놓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