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에 오기 전까지 교당을 다니지 않았지만, 조원행 교무님을 통해서 고려대학교 원불교 교우회와 인연이 닿았다. 그러나 학생법회 한번 가본 적 없는 나에게 원불교는 여전히 낯선 존재였다. 법회에 가보니 다행히도 고원회 선배들과 교무님은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고 그 이후로 고원회 법회를 꾸준히 나가게 됐다.
여전히 원불교는 잘 몰랐지만 고원회는 즐거운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법회에서 다 같이 둘러앉아 법문을 읽으며 회화를 하는 시간도 보람찼고 법회가 끝나고 다 같이 식사를 하는 시간도 즐거웠다. 대학 엠티라면 빠질 수 없는 술이 빠진 고원회 엠티에서도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느 순간 나의 대학 생활에 있어서 고원회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고원회를 통해 원불교가 익숙해졌고 다행히도 안암교당 청년회로도 이어지게 됐다. 그러면서 교리도 차차 알아가게 됐고 무의미하게 흘러가던 대학 생활과 나의 삶에 있어서 조금씩 방향을 찾아갈 수 있었다.
얼마 전에는 고원회 40주년 창립기념 법회가 있었다. 신입생으로 들어와서 즐겁게 34주년 기념법회를 준비하던 때가 얼마 전 같은데 어느덧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나는 졸업생으로서 40주년 기념법회를 맞이했다. 4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기까지는 수많은 선배들과 교무님들의 애정과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감사할 뿐이다.
대학생활을 돌이켜 보면 고원회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생엔 다시 오지 않을 그 시간이 귀중한 줄을 몰랐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제는 고원회의 즐거웠던 추억을 간직하며 교법대로 살며 졸업생으로서 후배들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앞으로도 고원회에서 더 많은 학생들이 삶의 방향을 찾아가며 사은님의 큰 은혜를 알아갈 수 있는 즐거운 고원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