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한 끼'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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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 한 끼' 하실래요?
  • 우형옥 기자
  • 승인 2020.02.11 19:34
  • 호수 11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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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의 향기 ㅣ 기흥교당 청년회
직접 만든 창작성가 '원 안의 가족 모두'를 연주하며 부르고 있는 기흥교당 청년회원들
직접 만든 창작성가 '원 안의 가족 모두'를 연주하며 부르고 있는 기흥교당 청년회원들

“밥 한 끼 법문 한 끼

맘 편히 먹고 가요

당신을 위해 준비한

따끈하고 맛있는 한 끼 준비됐어요

언제나 열려있죠

맘 편히 쉬어갈 곳

마음에 허기를 달래줄게요

일원가족으로 초대해요.”

 

지난해 12월, 경기인천교구 원마을예술제에서 기흥교당 청년 6명의 목소리로 울려 퍼진 창작성가 ‘법문 한 끼’가사다. 기흥교당 청년들은 2018년 창작 성가 ‘법문 한 끼’에 이어 작년에도 ‘원 안의 가족 모두’라는 창작성가를 만들어 축하공연을 펼쳤다.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온성기·고명식 청년을 중심으로 2년 연속 창작성가를 만들고 있는 기흥교당 청년회. 온성기·서은성·온성아·고명식·노영은·윤원광 청년을 만났다.

우리는 원 안의 가족

시끌시끌 웃음 소리가 현관문을 넘는다. 일요일 늦은 오후, 법회가 끝나 일반교도들도 교무도 없는 교당에 청년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기흥교당 청년들은 사실 용인교당 학생회 시절부터 함께 하던 친구들이다. 서은성 청년은 “보시다시피 대부분 남자고 여자가 몇 명 없어요. 친구들이 군대를 가고 나니 청년회 활동을 할 수가 없었죠. 몇 해를 혼자 다른 교당 법회를 다녔는데 우리 교당 친구들이 너무 그립더라고요. 2017년 말 3명이 함께 법회를 부활시켰고, 지금은 매주 6명에서 8명 사이의 친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시 청년담당 교무도 없는 교당에 청년회가 부활돼 대중의 주목을 받은 기흥교당이었다. 청년회 창립 멤버 노영은 청년은 “일주일 동안 생긴 힘든 일들을 교당에서 위로받아요. 공부를 통해 제 태도가 변할 뿐만 아니라 친숙하고 친한 사람들로 부터 받는 위로에 기분이 나아지죠”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기흥교당 청년회는 마음의 고향이며 함께 의지하는 가족이나 다름없다.

 

함께 만드는 성가

청년들은 ‘교당에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기흥교당 청년회 노래를 만드는 것에 도전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온성기·고명식 청년이 실용음악 전공자였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능력이 있으니 해보자는 것. “그 당시에는 지금과 다르게 법회를 저녁시간에 봤어요. 그러다 보니 법회가 끝나면 다 같이 밥을 만들어 먹었죠. 거기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이후 청년회원들은 다 같이 스토리를 짜고 이야기를 다듬어 작사를 했다. 이 가사에 온성기 청년이 멜로디를 붙여 완성된 곡이 ‘법문 한 끼’이다. 기흥교당 청년회에 오면 다른 건 몰라도 맛있는 밥 한 끼와 따뜻한 법문 한 끼를 제공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을 담은 노래는 경인교구 원마을예술제 축하공연으로 그 빛을 보았다.

따뜻하고 귀여운 가사에 경인교구 청년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이 있었고 이에 기흥교당 청년회는 또 한 번 창작성가를 만들어 내보였다. 곡을 만든 고명식 청년은 “우리는 전부 다르지만 일원 안에서 모두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이 노래를 만들게 됐어요”라며 신곡 ‘원 안의 가족 모두’를 설명했다.

청년회장을 맡고 있는 온성기 청년은 앞으로도 기흥교당 청년회의 대표 활동으로 창작성가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원불교 성가를 말하다

창작성가를 만들고 불렀던 젊은 청년들이기에 현재 원불교 성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질문이 끝나자마자 청년들은 여러 가지 얘기들을 내놓았다. 노영은 청년은 “지금 있는 성가들은 원불교 교리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담고 있어 좋아요. 다만 대중성을 띠고 있는 노래들이 부족하고 매번 부르는 노래만 부르니 모르는 노래도 많죠. 수시로 즐겨 듣고 부를 수 있는 성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라며 원불교 성가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콘텐츠 공모전 등 새로운 성가가 나오는 숫자는 적지 않은데 홍보가 부족해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다는 다른 청년의 이야기도 있었다.

온성기 청년은 “전공 덕분에 다른 종교의 성가를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기독교 같은 경우는 찬송가와 더불어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 있어서 다양한 장르의 성가가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새로운 노래들이 쏟아져 나오고 기존의 노래가 재편곡 되는 과정도 상당히 활발해요. 기독교나 천주교를 갈 때마다 ‘성가의 대중성과 발전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두고 신경을 쓰고 있구나. 그런데 내가 믿는 원불교는 과연?’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많아요. 앞으로 원불교 음악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싶습니다”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원불교를 알리고 싶다는 기흥교당 청년들. 매주 법문 한 끼를 먹고 자라나는 그들이 만들어나갈 일원회상이 기대된다.

 

2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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