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성교당 김법은 교도
어느 날, 나는 무심코 열어본 싱크대 서랍에서 수많은 일회용품을 보았다. 일회용 종이컵, 일회용 장갑, 일회용 비닐봉투. 서랍 속 많은 일회용품을 쳐다보니 죄책감이 몰려왔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나 자신이 너무 편리함에 취한 나머지 스스로 일회용품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사는 세상이 아닌데, 편리하다는 이유로 지구와 공존하는 법을 잊었다. 이런 나의 반성은 교당에서 하고 있는 환경운동과 맞아떨어졌다. 나는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해 보기로 했다. 가방에 장바구니, 컵, 손수건을 챙겨 넣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 늘 빠뜨리고 챙기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틈나는 대로 유념하며 챙겨가다 보니 곧 습관이 되어 불편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내가 지구와 같다는 착각도 들곤 한다. 남들이 뭐라 하건 나부터 지키면 될 일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 머지않아 고통받는 지구를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이러한 실천에는 일찍이 친환경 천지보은을 실행해 온 장성교당이 큰 도움을 주었다. 우리 장성교당은 원기100년에 햇빛교당을 준공했고, 원기103년 6월 24일에 천지보은 3대 실천운동을 결의해 ‘종이컵 제로, 시장바구니 사용’을 의무화했다. 이러한 실천운동 덕분에 원불교환경연대에서 추진 중인 초록교당 1호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고, 올해는 천지보은실천운동을 확대해 개인 컵, 손수건 사용과 더불어 나무심기에도 동참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울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