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대표적인 화두에는 ‘염화미소(拈華微笑)’가 있습니다. 석가모니가 대중 앞에서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자 대중은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오직 마하가섭이란 제자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는 데서 유래한 고사성어이지요. 뜻을 풀자면 진리가 부처님 마음에서 제자의 마음으로 전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미소는 이처럼 진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누구나 미소를 지을 줄 압니다. 그러니 미소 짓는 여러분의 마음속에 부처의 진리와 깨달음과 광대무량한 낙원이 있음은 자명하지요.
새해 종법사님의 신년법문은 집집마다 부처가 사는 세상입니다.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집집마다 부처가 사는지는 무엇을 보고 알 수 있을까요. 염화미소를 떠올리며 그 집에서 사는 사람의 미소를 보면 알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한울안신문 신년호의 ‘웃음 사진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의 미소로 집집마다 부처가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지요.
작은 생각에서 무작정 시작된 프로젝트였기에 생각보다는 많은 품을 들여야 했습니다. 그래도 이 프로젝트를 원만하게 매듭지을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웃음 사진 덕분이었습니다. 날마다 보는, 특별할 게 없는 게 사람 얼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미소 띤 얼굴이 이토록 가슴 먹먹한 감상을 줄지는 몰랐습니다. 사람들의 미소를 볼 수 없었던 올해는 더더욱 그 감동이 크게 몰려왔지요.
진정한 웃음은 무엇일까요. 부처가 대중을 교화하듯이 자신의 웃음으로 주변을 미소짓게 하는 웃음, 당신이 웃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는 기쁨의 웃음이 진정한 부처의 웃음 아닐까요? 여러분의 참된 웃음으로 집집마다 부처가 있음을 알려주세요. 당신의 웃음으로 온 가족, 온 세계가 행복해지는 원기 106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