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청 앞 탈핵순례기도, 한빛 앞 붉은 정령 퍼포먼스 진행
영광한빛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원불교대책위(이하 원불교대책위)는 3월 8일 제433차 탈핵순례를 후쿠시마 핵 사고 10년을 기억하는 행사로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30분에 영광군청에서 생명평화탈핵순례 기도와 피켓팅을 하고, 차량으로 영광한빛핵발전소로 이동해 ‘잊지말자! 후쿠시마 끝내자! 핵발전’을 외치며 붉은 정령들 퍼포먼스를 펼쳤다.
모든 종은 공동의 피를 나누며 살아간다는 의미의 붉은 옷은 피와 위험, 열정, 멈춤을 상징하며, 소리 없는 몸짓은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붉은 정령들의 이번 퍼포먼스는 인간이 자초한 생태파괴, 멸종 위험의 현장인 핵발전소 앞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생명들을 위로하고 온 생명이 서로 살리는 생명·평화·탈핵으로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의식이다. 댄스 만달라 춤 명상가인 송지용(법명 기찬) 교도도 함께했다.
이날 탈핵순례단은 김준성 영광군수와 이승철 한빛원자력 본부장에게 후쿠시마로부터 배운 교훈을 되새기며, 하루빨리 영광한빛핵발전소가 안전하게 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아 공문을 전달했다.
원불교 영광교구, 광주전남교구, 전북교구, 영산성지공동체, 원불교환경연대의 연합체 원불교대책위는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이날 현장 참석인은 20명 내외로 제한했다.
다음은 원불교대책위가 발표한 311 후쿠시마 핵 참사 10주년 성명서 전문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후 10년,
수습은커녕 쌓여만 가는 방사능 쓰레기로 핵사고 피해는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10년 전 그날의 공포가 되살아나게 하는 강도7 이상의 지진과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오히려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감당 못 해 바다에 버리겠다고 억지를 부리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멈춰선 핵발전소를 9개나 재가동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도 개최하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대한한국 정부도 후쿠시마는 모두 잊었다는 듯 탈핵으로 가는 세계의 흐름과 정반대되는 거꾸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탈핵을 약속한 정부가 신규 핵발전소 건설허가를 연장하고 오히려 핵발전소를 늘리고 있습니다. 갈데없는 핵폐기물은 쌓여만 가는데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까지 시도하려 합니다.
일본 시민사회가 발간한 <후쿠시마 사고로부터 배운 10가지 교훈>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첫 번째 교훈이 ‘원전은 안전’ 하다는 선전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긴급 시에는 먼저 피난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지진과 함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속수무책입니다. 정보 수집과 기록을 남기는 일이 중요하고, 포괄적인 건강 조사와 정보 공개는 이재민의 권리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시 논란이 된 ‘월성 방사능 유출’ 사건처럼 몇 년 전부터 월성 핵발전소에 균열과 누수가 있음을 확인하고도 쉬쉬하며 국민을 속이는 한수원에게 주민 건강과 정보공개 책임 따위 소귀에 경 읽기일 뿐입니다. 후쿠시마의 교훈은 또 말합니다. 핵 사고로 오염된 어떠한 것도 완전한 제염(오염을 제거)을 할 수 없고, 이재민의 생활과 커뮤니티 재건도 불가능하다고. 더구나 이 모든 상황을 수습하는 비용과 피해 이재민을 위한 보상 등이 오롯이 국민의 몫이라는 점도 잊지 말라고 합니다.
3월 8일,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후쿠시마 핵사고로 더 많은 피해를 입은 어린이와 여성들의 목소리를 다시 떠올려 봅니다. 다큐멘터리 ‘쓰나미의 아이들’에서 초등학생 여자아이는 방사선 연구자가 되어서 방사선을 막을 수 있는 약이나 스프레이를 만들어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요?” 라고 묻습니다. 후쿠시마 엄마들은 아이들의 생명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원전 필요없다 후쿠시마 여성들’ 모임을 만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20년, 불편한 진실은 쉽게 잊고 외면하려 하는 인간들에게 코로나가 강력한 경고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처럼 자본의 이윤 추구를 위해, 경제 성장만을 위해 지구를 파괴하고, 미래 세대의 권리를 빼앗는 폭력을 멈춰야 한다는 자연의 경고입니다. 기후위기로 점점 심각해지는 자연재해는 예고 없이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음을 여러 번 경고했습니다. 하루빨리 핵발전소를 멈추기는커녕 수명연장과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무능한 정부가 자연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는 우리 모두의 공멸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후쿠시마 사고 10주년을 맞이하여 피해 입은 모든 생명들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탐욕에 눈먼 이들과 탈핵 약속을 지키지 않는 무능한 정부 대신 자연의 경고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지금도 진행 중인 방사능 피폭으로 더 이상 무고한 생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핵발전소와 안전하게 결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사고뭉치 위험덩어리 한빛 핵발전소가 하루빨리 안전하게 문 닫을 그날까지 생명평화탈핵순례도 멈추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한다.
- 스가 정권은 도쿄 올림픽을 당장 취소하라
- 문재인 정권은 핵발전소 그만 짓고, 탈핵을 시작하라
- 한국수력원자력 한빛본부는 부실공사 눈속임 말고 한빛핵발전소 당장 폐쇄하라
- 낡아빠진 한빛1,2호기, 구멍난 한빛 3,4호기, 사고뭉치 한빛5,6호기 당장 폐쇄하라!
- 한국수력원자력 월성본부는 방사능 유출 월성 핵발전소 당장 폐쇄하라!
- 발전설비와 전기가 남아돈다! 핵발전소 이제 그만!
- 잊지말자! 후쿠시마. 끝내자! 핵발전.
2021년 3월 8일
영광한빛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원불교대책위
3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