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럭체인과 마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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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체인과 마음공부
  • 박시형 교도
  • 승인 2021.05.24 21:41
  • 호수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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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개벽의 과학5

 

박시형<br>강남교당 교도<br>서울대학교 연구교수<br>지능형반도체포럼 위원장
박시형
강남교당 교도
서울대학교 연구교수
지능형반도체포럼 위원장

많은 사람들이 잊고 지나가는 사태 중에 하나가 2008년 세계를 어려움에 빠뜨린 ‘리만 사태’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 거물들이 CDO라는 이상한 금융 상품을 만들어서 금융기관끼리 서로 거래를 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돈을 맡긴 개인, 그리고 연금들에게 피해를 준 사건이다.

부당한 이익은 상상하기 힘든 보너스라는 명목으로 월가의 금융회사 종업원들에게로 돌아갔는데, 당시 뉴욕 월가 부근에 융성했던 사업이 성매매와 명품 사업이었다고 한다. 마치 2000년 벤처 붐 때에 강남에 룸살롱이 흥행한 것과 비슷하다. 보너스를 챙긴 많은 사람 중에는 마약에 손댄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당시 발표된 하버드대학 의대의 연구에 의하면, 명품에 중독된 사람들의 뇌가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의 뇌와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고 한다. 중독이라는 것이 마음뿐만 아니고 뇌에도 구체적인 형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비트코인이 가지는 의미보다는, 코인 주식시장의 장세에만 관심이 끌려 있다. 갈 길을 잃은 시중의 돈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리면서 수십 배, 수백 배의 이익을 남기는 이야기들이 보통 사람들을 혼돈에 빠뜨린다. 땀 흘려서 정당하게 돈을 번다는 가치관이 ‘옛 가치관’으로 치부되고 있다. 또한 미래 트렌드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전기차 테슬라의 창업자 알렌 머스크의 한마디에 코인 주식가치가 요동치면서 심각한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정신개벽을 중요한 가르침으로 주신 소태산 대종사는 어떻게 생각하실까? 첫 대응은 ‘어매 징한 거’일 것 같고(복잡하게 보여서), 둘째 대응은 ‘우리 철저하게 배워보고, 지침을 만들어 보자’일 것 같다.

가상화폐는 ‘블럭체인’이라는 인터넷과 같은 곳에서 사용되는 화폐일 뿐이다. 블럭체인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이라면, 가상화폐는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이메일’ 정도이다. 즉, 블럭체인이 더 큰 개념이다. 블럭체인을 통해서 거래가 일어나는 경우, 지불하는 방법으로 비트코인(혹은 다른 코인)이 사용되는 것이다.
 

디지털 컴퓨터가 가져다준 선물 중의 하나가

‘블럭체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일어나는 가상화폐 열풍이 과연 초기의 블럭체인이라는

선한 의도를 망치는 일이 될지, 아니면 앞당기는 일이 될지 알 수 없다.

 

블록체인은 문자 그대로 ‘블럭’이 서로 체인과 같이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천 개가 넘는 블럭체인이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비트코인’ 블럭체인이고 비트코인이라는 화폐를 사용하는 블럭체인이라는 뜻이다. 한국에도 여러 개의 블럭체인이 있다. 2001년에 사토시 타가모토라는 사람이 비트코인 블럭체인을 만들었다.

이후, 전 세계에서 컴퓨터 수천 개를 차려 놓고 ‘채굴’하는 것은 이 블럭을 찾으려는 것이다. 찾으면 가상화폐라는 큰 상을 주기 때문이다. 채굴된 블럭은 전 세계적으로 블럭체인에 등록과 동시에 연결이 된다. 마치 하나은행(예를 들어)이라는 ‘블럭체인’에 동래지점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하나은행과 블럭체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리는 은행을 통해서 거래한다. 은행을 믿고, 신용카드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돈을 보내고 받고 한다. 또 외국과 거래할 때에는 하나은행을 통해서 외국 은행과 거래하는 것이다. 은행이라는 중앙집권적 체제를 믿고 하는 일들이다. 국가 간 환율이 변하기도 하고, 또 나의 정보가 새나가기도 한다.
 

블럭체인 마음공부, 박시형 作

 

블럭체인은 이러한 중앙집권적 사고를 싫어한다. 블럭(지점 같은 것)에다가 암호 기능을 잘 만들어 놓고, 이를 전 세계 사람들이 아무나 접근하도록 하면 ‘거래’가 투명해지고 조작도 없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모든 블럭과 블럭에서 만들어지는 거래가 암호화되고 지점(블럭)을 차릴 때 상으로 주는 ‘코인’으로 거래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컴퓨터가 가져다준 선물 중의 하나가 ‘블럭체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거래하는 세상을 꿈꾸기 때문이다. 블럭체인하에서는 제2의 리만 사태와 같이 누군가가 금융을 조작할 수 없다. 지금 일어나는 가상화폐 열풍이 과연 초기의 블럭체인이라는 선한 의도를 망치는 일이 될지, 아니면 앞당기는 일이 될지 알 수 없다.

원불교에서 수행법으로 가장 중요한 아홉 가지 요목 중에 ‘잘 배우고 잘 가르치는 것’이 있다. 얼핏 보면 초등학교 도덕책에 있을 법한 덕목같이 보인다. 그러나, 배우려 하지 않고, 가르치려 하지 않는 것에는 사람이 가진 ‘에고(아상이라는 부르는)’가 들어 있다는 깊은 마음의 원리를 꿰뚫고 있는 가르침이다.

물질 개벽의 시대,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블럭체인을 배워야 하는 의미이다.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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