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도 지역사회에서
누구나 찾아 정신의 위안으로 삼는
유형(有形)의 플랫폼(도량)이 되도록
그 기능을 조정해 가야 할 것 같다.
지하철이나 고속열차를 타러 역에 가면 플랫폼(platform)에서 기차를 타고 내린다. 이 플랫폼은 누구나 차별 없이 다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얼마 전 부교무가 안 쓰는 물건을 사무실에 내놓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근마켓’에 그 물건을 내놓았단다. 문자가 오자 물건을 들고 나가더니 현금을 들고 왔다. 그 날 오후에 작은 화이트보드가 필요해 당근마켓에서 구할 수 있냐고 물으니, 해가 지기 전에 시중 20% 가격으로 새것 같은 중고품을 구해왔다. 당근마켓은 요즘 인기 절정의 ‘디지털 플랫폼’이다.
디지털 플랫폼은 전 세계인이 스마트폰, 앱스토어 등을 활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을 말한다. 바야흐로 유형의 플랫폼 시대를 뛰어넘어 무형의 ‘디지털 플랫폼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가입만 하면 누구나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유형의 플랫폼과 다르게 디지털 플랫폼은 시공간을 넘나든다. 그러나 다양한 플랫폼 세계에도 ‘성주괴공’의 변화는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 디지털 플랫폼을 공유하며 사용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하는 젊은 세대를 일러 ‘포노사피엔스(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라 부른다. 그런데 물질이 개벽 되는 시대에 살다 보니 노인세대도 점점 적응해간다.
종교인도 비대면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다른 종교의 메시지도 접하고 종교가 아닌 영성 플랫폼에서 불안한 마음을 치유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의 예견으로는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가 주기적으로 발생하여 인류를 괴롭힐 것이라 하니 백신으로 일상을 되찾아도 10년이 채 못 지나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이번 같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또 직면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교단 4대(원기109년~144년)를 설계하면서 교당도 지역사회에서 누구나 찾아 정신의 위안으로 삼는 유형(有形)의 플랫폼(도량)이 되도록 그 기능을 조정해 가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온라인에서는 물질문명으로 인해 피폐해진 정신을 회복할 ‘정신개벽의 디지털 플랫폼(도량)’을 구축해 가야 할 것 같다.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