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쉼표가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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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쉼표가 있는 삶
  • 한덕천 발행인
  • 승인 2021.06.25 23:24
  • 호수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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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해외여행이 부분적으로 열린다고 한다. 이제 무더운 더위를 피하고자 한 휴가철이 시작될 것이다. 왜 사람에게 휴가가 필요하고 여행이 필요한 것일까?

일을 더 잘하고 싶을수록 더 집중하고 싶을수록 우리가 가장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휴식의 힘을 강조하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되는 요즘이다. 특히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각종 스트레스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휴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원불교에서는 삶에 휴식을 위해 소창과 휴양이라는 개념이 초창기부터 사용해왔던 것을 보면 이미 휴식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것 같다.

‘Eat Pray Love’란 영화가 기억난다.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여행 에세이로, 자신 삶의 노정을 영화화 해서 관심 있게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은 특별한 계획 없이 일 년간의 여행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이탈리아로 가서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새로운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일상의 재미를 발견하며 건강을 회복하고 방황하는 자신을 추스른다. 다음 여행지인 인도에서는 수행자들이 모여있는 아쉬람으로 들어가 명상과 요가에 빠져들면서 자신을 괴롭히는 내면의 상처들을 서서히 치유한다. 운명처럼 찾게 된 마지막 여행지 발리에서는 갖가지 사연을 지닌 사람들과 인생의 스승을 만나 자신에게 꼭 맞는 삶의 균형을 찾아간다. 더 큰 균형을 위해 작은 균형을 깨뜨려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게 되는 힐링 여행이었다.

우리의 휴가나 여행이 자신의 삶에 영육(靈肉)이 균형을 찾아가고, 일과 삶에 균형을 찾아가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쉼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일부 종교인들이 삶의 쉼표를 피정의 집을 찾아가거나, 기도원 또는 템플스테이를 찾아가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훈련원과 교당은 이런 시대의 요청에 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이용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휴식을 위한 휴가는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다. 삶에 쉼표를 가짐으로써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7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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