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0일, 한국(서울 영산아트홀)에서 첫 독주회를 하며 국내의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린 첼리스트 이여솔 교도(24·동영교당). 그녀는 국제 콩쿠르에 첫 출전하여 큰 상을 받아 화제가 된 인물이다. 2019년 12월 리투아니아 카우나스 소노룸 국제 콩쿠르 현악 부문 대상, 2020년 2월 이탈리아 잔루카 캄포키아로 국제 콩쿠르 현악 부문에서 1위를 수상하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첫 출전이니 분위기 배우려고 나갔는데 운이 따라 주었어요. 상을 타겠다는 욕심이 없으니 편하게 연주가 되더군요.”
콩쿠르를 위해 레퍼토리 선정과 연습 등 1년의 치열한 준비 기간을 거치며 얻은 영광인데도 그녀는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 지도 교수마저 ‘국제 콩쿠르니 떨어져도 섭섭해할 필요없다’는 말을 할 정도의 높은 장벽을 단숨에 뛰어넘은 그녀의 비결은 무엇일까?
“오디션이나 학교 입학시험 등 모두 심사위원의 취향이 있어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냥 열심히 할 뿐입니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1년 반 정도 국제 콩쿠르가 열리지 않아 아쉽다는 속내도 숨기지 않는다.
다양한 경험 중요해
그녀는 중학교 졸업 후에 유학길에 올라 독일 뤼벡 국립음악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하노버 음악대학 석사(Master)과정에 재학 중이다. 독일에서 유학하며 느낀 점을 묻자 “학생들이 작곡가와 곡에 대해서 공부한 후 연주를 하면, 독일 교수들은 ‘네 생각이 아주 좋다. 그러나 이런 느낌도 표현해보면 어떻겠느냐’며 아이디어만 제공해 줘요. 주입식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가르치지 않아요.”
학생의 표현과 느낌을 존중해 줘서 결국 아이디어는 본인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유학 간 초창기에, 나만의 음악이 완성되지 않다 보니 ‘너의 연주 속에 음악이 없다’라는 말을 듣고 좌절감도 느꼈지만, 그녀는 곧 이유를 깨닫게 됐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연주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곡 해석력과 표현력 등 아이디어를 더욱 중요하게 여깁니다.”
‘연습만 하지 말고 다양하게 세상을 경험하고, 취미 생활도 열심히 하며 즐기라’고 교수들이 조언한다고.
첼로를 들고 이동하는 시간이 많고, 오랜 시간 앉아서 연습하다 보니 그녀에게 체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녀는 클라이밍을 하며 꾸준히 체력 단련을 병행하고 있다.
“클라이밍은 집중력을 높여주는 운동이지요. 연주에도 도움이 되고 기분전환에도 좋아서 자투리 시간에 즐겨 하고 있습니다.”
대물림된 예술성
남보다 일찍 클래식의 본고장인 독일로 유학 가서, 틀에 묶이지 않고 다양하게 곡을 상상하고 구성하는 아이디어를 갖게 된 그녀는, 보다 풍부하고 유연하게 연주할 기회를 얻게 돼 그 시간이 행운이라 말한다. 그녀가 이른 나이에 첼로를 시작하고 유학하여 좋은 결실을 맺기까지 그녀 곁에는 작곡가 어머니(박찬미 교도, 어양교당)가 있었다. 어머니 박찬미 작곡가는 이미 20년 전부터 다양한 원불교 성가의 필요성을 느껴, 창작성가 밴드를 결성하고 창작 성가도 여러 곡 제작했다.
원불교 개교 100년을 맞아, 박 작곡가는 〈원불교 창작성가 앨범 1집(오직 님만이)〉 CD를 발매했다. 그때 그녀가 첼로 솔로 연주곡 ‘그렇게 오셨네’로 힘을 보탰다고 한다.
“잘 모르는 어린 나이에 첼로를 시작하고 독일 유학까지 앞장서서 주선해주신 부모님 덕에 제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항상 기도해주고 조언해주는 부모님이 있어 언제나 든든하고 큰 힘이 된다며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 석사를 마치고 독일 오케스트라에 입단하여 다양한 경력을 쌓고 싶다는 그녀. 그 후에 콘체르트엑자멘(Konzertexamen)인 최고연주자 과정에 들어가 음악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포부를 말했다.
지금껏 그렇게 했듯이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도전하여, 세계인들에게 위안을 주고 환호를 받는 ‘첼리스트 이여솔’의 폭넓은 음악 활동과 꿈을 응원한다.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