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을 멈추게 했고, 방역수칙에 의한 인원 제한으로 종교인들의 활동 범위 또한 축소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온라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코로나 전보다 더욱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교당이 있다. 밴드에서 열리는 저녁 염불방(월~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아침 여는 줌 좌선, 선 요가방, 모든 의식을 컴퓨터 OBS로 송출하는 밴드 일요법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카톡으로 교리공부하는 수요교리법회 등. 이것도 모자라 일주일 내내 공부한 자료를 매주 교당 다음카페에 올려서 필요한 교도들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렇게 SNS로 교화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곳은 바로 원불교 강동교당이다.
이런 다양하고 깊이 있는 SNS 활동을 하려면 누군가의 관심과 열정이 있어야 가능할 터. 그 중심에 강미현 교도가 있다.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이끌어주시는 두 분 교무님들과 ‘우리 한번 해보자’ 하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중심을 잡아주시는 한수진 교도회장님, 그리고 세심하게 동영상을 편집해주는 전명전 교도님까지, 모두가 함께해서 가능했습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며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도반이 있어 행복하다는 강 교도. 그녀는 강동교당 SNS 활동이 잘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서로 배려하고 호응해주시는 교도들 덕분이라며 모든 공을 교도들에게 돌린다.
주 5일 진행되는 카톡 교리법회
카톡으로 하는 ‘수요교리법회’는 수요일 하루로 끝나지 않고 월~금요일까지 재가교도들이 주축이 되어 아주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교도들과 공부 일정을 공유하며 교리관련 자료 올리기, 자료를 본 후 해오(解悟)에 대한 교도들의 질의 연마, 교무와의 교리문답 등이 진행되고 있다.
운영팀(한수진 교도회장, 강미현 교도, 전명전 교도)은 토의를 거쳐 교리공부의 주제를 정한다. 주제가 정해지면 그녀는 책과 신문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검색하여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 정리하고, 전명전 교도는 교도들이 보기 좋도록 15분 정도로 영상을 편집하여 일주일에 네 번 정도 교리법회 카톡방에 올린다.
“수요교리법회에 현재 52명의 교도들이 참여하고 있어요. 지금껏 공부한 내용은 교리도, 대종사 십상, 표어, 총서편, 일기법, 교의편 등입니다. 카톡으로 진행되니 교도님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아주 편리합니다.”
수요교리법회는 공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녀가 교도들의 댓글을 모으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출석체크를 하여 매주 교무님에게 보고서를 올린다. 한 과정이 끝나면 설문조사를 하는데 이를 분석하여 계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또한, 카톡 교리법회방에 들어오지 않은 교도들을 위해, 원성원 주임교무의 교리문답 내용을 교당 밴드에 올려 전 교도가 공유할 수 있게 나누는 것도 잊지 않는다.
뿌리 깊은 일원가족
그녀는 18년째 약국(송파우리약국, 02 473-9119)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역사회에 친절하고 양심적인 약사로 소문이 자자하다.
평일은 저녁 8시, 토요일은 저녁 7시까지 근무하면서도 그녀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교당 밴드와 카톡 수요교리법회와 교당 다음카페까지 관리하는 슈퍼우먼이다.
“같이 일하는 직원이 있으면 눈치가 보일 텐데 혼자서 일하니 아주 편하게 교당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요즘은 친구들과 정기적인 모임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마음 놓고 교당 일에 전념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녀. 원불교인으로서 그녀의 자부심은 유별나다. 이는 무아봉공과 자리이타의 삶을 직접 보여 준 부부법사(인산 강덕준 교도, 성타원 이화자 교도)의 딸로 자랐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게다.
교도회장과 교도부회장을 역임한 부모의 뒤를 이어 현재 그녀는 교화기획분과위원장, 오빠 강지원 교도는 교도부회장, 올케언니 김진경 교도는 여성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뿌리 깊은 일원가족이다.
“저희 가족은 3대가 같은 교당에 다니고 있어요. 부모님께서 기도하며 공들인 것을, 자식들이 이어가고 있으니 작은 효도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교리공부 자료 나누고 싶어
강동교당 수요교리법회는 이제 시스템적으로 자리가 잡혀 1년 넘게 잘 운영하고 있다.
“교당 다음카페에 모든 자료를 업로드 하고 있으니, 다른 교당에서 카톡 교리공부방 준비과정과 공부자료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연락 주시면 성심껏 도와드리고 싶어요.”
10년 전부터 손수 편집한 법문을 공양하며 하루를 여는 강미현 교도. 그녀는 오늘도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새로운 자료를 찾아 문서로 편집하고 정리 요약하며 희열을 느낀다.
그녀는 이미 모든 번뇌가 사라진 텅 빈 일원상과 닮아있다.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