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구 잠실교당(교무 정인덕·박명원)이 코로나 시국에 청소년·3050세대 교화의 큰 틀을 마련해 고무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2년 가까이 진행된 수도권 강력한 거리두기는 ‘온라인 교화’를 예상보다 빨리 앞당겼다. 잠실교당은 어린이·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교화와 학업과 직장, 육아로 교당과 멀어져 있는 3050세대를 선택과 집중하여 교화를 시작했다. 교화 방법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영상으로 다가갔다. 소위 ‘영상교화’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지난 12월 5일 잠실교당을 찾아 그 과정과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복 받는 비결_5분 사랑! 50년 인품
코로나19 창궐은 잠실교당도 당황스럽긴 매한가지였다. 특히 어린이·학생이 교당에 올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더 이상 멈춰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청소년교화분과(분과장 김도연)는 영상교화를 시스템화하기로 했다. 우선 영상교화 대상을 모집하기 위해 청소년담당 박명원 교무가 올 초부터 교도 자녀를 조사했다. 일요법회에 나온 부모와 조부모의 도움을 받아 가정에 있는 자녀와 손주들을 파악하고 안부 인사와 함께 선물과 가족 나들이 행사 등으로 친분을 쌓아갔다.
그러다 차츰 법회에 나오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예전〉을 기반으로 한 ‘복 받는 비결_5분 사랑! 50년 인품’이라는 영상을 제작해 일주일마다 한 편씩 보내주기 시작했다. 인성교육이 필요한 유아·청소년들에게 〈예전〉 한 구절씩을 뽑아 5분 이내 영상을 만들어 카톡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성장기에 배운 예절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인품을 이룬다는 ‘5분 사랑! 50년 인품’은 매주 금·토요일에 어린이·학생들에게 SNS로 전달된다. 잠실교당의 특징은 일찍부터 영상제작팀을 만들어 매주 빠짐없이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상교화 시스템을 위해 설교(콘텐츠)는 박명원 청소년담당교무가 제공하고, 추부교당 박성은 교무와 잠실교당 청년 주원희 PD가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이 모든 시스템이 잘 운영할 수 있게 소리 없이 돕는 김도연 청소년교화분과장은 “영상을 보낼 때도 단톡방에 보내지 않고 개별 SNS로 보내서 영상 뒷부분에 나오는 퀴즈를 맞추면 선물(편의점·스타벅스 쿠폰 등)을 바로 보내준다. 청소년들도 좋아하지만, 교당에서 자녀들에게 늘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들도 자연스럽게 교화가 된다”라며 “잠실교당이 청소년·청년교화가 잘 되던 교당이었다. 그 아이들을 홈커밍데이를 열어 함께 만나보고 싶었는데 가능할 것 같다. 나도 두 아들이 있는데 작은 선물이라도 정성이 쌓이면 감동을 받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잠실교당이 영상교화를 흔들리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것은 담당교무과 청소년교화분과의 지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책임을 지고 영상을 제작해 주는 주원희(23·한국외국어대 재학중) 청년교도의 몫이 컸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중에 교당 일요법회 유튜브 영상담당자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2월부터 시작했다. 영상을 담당하며 원불교 교리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고 좋은 교도님들을 만나, 덕분에 내가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라고 한다.
청년·3050세대_희망법문
청소년과 함께 잠실교당이 주력하고 있는 세대는 청년·3050세대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긴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 세대들에게는 ‘희망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일치해 〈대종경〉 전망품과 〈정산종사법어〉 도운편을 중심으로 ‘희망법문’ 영상(3분 이내)을 제작해 매주 SNS로 보내고 있다. 이 영상도 마찬가지로 박명원 교무가 법문과 함께 부연설명을 덧붙여주면 박성은 교무와 주원희 청년이 영상으로 제작한다.
7월부터 시작한 영상교화는 5개월을 넘어서면서 개별 SNS로 소식을 받아보는 대상이 어린이 45명, 학생 21명, 청년 54명, 3050세대 102명으로 총 222명이 됐다. 매주 영상으로 안부 인사와 법문을 전하고, 퀴즈 응답자에게는 선물을 보내며 지속적인 관심을 쏟다 보니 코로나 시국에도 오프라인 행사가 가능해졌다.
정성과 협업으로 이룬 교화
잠실교당이 영상교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일 년을 주기로 차분히, 차서 있게 정성을 다해 오면서도 재가출가 교도가 함께 손발을 맞춰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영상교화를 하기 전에는 상반기에 어린이·학생·청년훈련으로 친목을 다지며 개학선물, 미션 키트 보내기 등으로 연락을 지속해 오다가, 5월부터 3040 한강 가족야유회, 학생 따릉이 야유회로 보다 가깝게 다가갔다. 그리고 하반기 7~8월부터는 ‘청소년을 찾습니다’ 캠페인을 열어 잠자고 있는 청소년들을 깨웠고, 개인 SNS로 지속적인 온라인 영상교화를 하면서 10월 청년 야유회, 11월 청년 MT, 11월 청소년·3050 분과모임, 12월 청년 송년법회(예정)까지 오프라인으로 이어오면서 그 체계를 굳건하게 갖추게 됐다.
내년에는 영상교화는 물론, 잠실 한강요트 체험, 스키캠프, 가족별 미션 프로그램과 성지순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역사회 활동으로 독거노인 생일 파티, 무연고 사망자 제사(육일대재·명절대재), 영모실에 청소년 가상 위패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도연 청소년교화분과장은 “종교의 미래는 젊은 층에게 있다. 자녀들에게 부담 없이 교당으로 인도하는 방법은 그들에게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온라인 시대에 맞게 그들이 좋아하는 영상으로 교화 접근을 해야 한다. 교무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재가출가가 같이 하는 교단적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피력했다.
잠실교당의 청소년·3050세대 온라인 영상교화가 그 희망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