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기재 “왜”에서 “예”로
명절 연휴 첫날 아침을 먹고 영화를 보고 있는데, 음식을 하던 아내와 두 딸이 심부름을 요구한다. 부침가루, 게맛살, 라면, 과자를 사 오라 한다.
나는 “왜”를 “예”로 돌리자는 유무념을 하고 있는데, 어떠한 일을 찾아서는 못해도 어떠한 상황이더라도 요청이 있을 때 나에게 요란한 마음이 일어날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용수철과 같이 “예”하고 실행한다.
‘심부름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고, 항상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줘서 감사합니다’하고 심부름을 다녀왔다.
문답감정
모처럼 한가한 연휴에 영화를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는데 시장에 다녀오라는 부탁을 받고 “왜? 내가?” 대신 “예”라고 대답하고 한걸음에 실행에 옮긴 공부인의 마음 챙김에 찬사를 보냅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도 체면을 내세우거나 다른 일을 핑계로 부탁을 들어주기가 어려운데 더구나 영화에 몰두하고 있는데 그 주하고 있는 마음을 돌려 다른 일을 실행으로 옮긴 것은 평소의 유무념 단련으로 심력이 쌓여 취사한 결과로 보입니다.
공부인이 지난 7년간 “왜”를 “예”로 챙기고 챙기어 저절로 되기까지 그 한 마음 실행으로 낙원 가정을 이뤘으니 마음공부로 은혜가 만발합니다.
일기기재 같은 소리 다른 소리
창문을 열어 놓고 있으니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바람과 함께 들어오는 2가지 소리에 반응하는 내 마음은 극과 극이다.
청량하고 맑게 들리는 새들의 울음소리엔 마음의 요란함이 없건만 앞에 보이는 대저택에서 울려오는 공사 소리엔 왜 이렇게 반응이 큰 걸까?
기계음 소리와 뚝딱거리는 울림이 내 마음의 경계인가?
원래 없던 한마음이 솟아나는 것은 아직 공부가 덜된 탓일까?
주변 환경에 반응하며 나를 돌아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문답감정
공사 소리도 소리요 새소리도 소리건만 공사 소리는 내 마음을 요란하게 하는 불편한 소리요 새소리는 아름답고 듣기 좋은 소리라는 한 생각에 따라 분별이 일어납니다.
공사 소리도 새소리도 내가 그 소리에 무심할 때는 아무 경계가 없건만 내 생각의 분별에 따라 좋고 싫음이 나뉘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공사하는 사람이나 혹은 내가 행하는 공사일 경우 그 소리는 경계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계따라’입니다. 소리 경계로 심지 자성을 반조하는 공부심에 감사합니다.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