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정원 국제부가 주관한 ‘종교연합 세계시민회의’ 청년 세션에서, ‘현대 사회의 위기와 종교의 책임’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 전혜복(원불교), 조여주(원불교), 이성영(천주교 포콜라레), 백현빈(기독교 대한감리회), 이재선(천도교) 등 종교청년이 2월 12일 만남을 가져 인연을 이어 나갔다. 당시 청년들은 현대가 직면한 위기로, 기후 변화가 야기하는 여러 문제점과 물질 노예화 현상에서 파생된 정신적 위기 등을 예로 들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종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그러한 공감대의 연장선에서 올해 만남이 성사됐다.
청년 특유의 역동성과 사고의 유연성은 종교의 울을 넘은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이끌어 가게 했다. 종교청년들은 모든 종교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년 교화의 위축 현상에 대해서도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유엔 산하의 비정부기구에 소속돼 있다는 이성영 청년은 “유엔과 종교계가 많은 영역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유엔은 자본과 영향력이 더 우세하다고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혜복 청년은 이에 공감하며, “종교가에서 종교계가 주체가 돼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에 힘써 청년들을 포함해 사람들이 종교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 좋겠다”고 첨언했다. 종교가 심전계발(心田啓發)과 같은 종교 본연의 역할로써, 인류사회에 도움이 되고 당면한 현실문제 해결에 앞장설 때,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도 살아날 것이라는 논지이다.
청년들은 현대 사회의 관심사인 기후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표했다. 백현빈 청년은 기독교에서 시작한 환경운동 단체인 ‘도심 공해 문제 연구소’가 처음으로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시민 단체임을 소개하며, “환경을 위해서는 덜 소비해야 하는데, 자본주의 사회는 소비를 조장한다. 종교계에서 덜 소유하는 운동을 전개해 환경 문제에서 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생각을 밝혔다. 또한 이재선 청년은 “종교는 어떠한 사회적 메시지를 바로 옆에서 실천함으로써, 우리의 실생활로 진입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이러한 종교계의 역할이 기후 변화를 막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은 서로 신앙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해 했다. 조여주 청년은 “세계의 위기를 정치 현안만 다루어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느꼈고, 근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동기를 밝혔다. 청년들은 자신의 가정이 만약 다른 종교를 갖고 있었다면, 그 종교를 신앙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며, 이러한 청년들의 열린 마음은 다양한 주제에 걸림 없는 대화를 이어 나가면서도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성영 청년은 “청년 활동을 열심히 해왔지만, 이웃종교 청년들의 생각을 깊이 있게 들어볼 수 있는 오늘과 같은 시간은 많지 않았다”고 감상을 나누며, 이번 만남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참석한 청년들은 다음 번 모임에 친구를 초대하기로 하고, 두 달 뒤 만남을 기약했다.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