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링~♪ 띠리링~♬ 메신저의 알림 소리가 연신 울린다. 연초에는 보통 그분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온다. 그분들은 바로 부처님이다. “교무님 잘 지내시죠!?” “언제 한번 식사 같이 해요” “새해엔 더욱 건강하세요” 등등 각자의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면서 오랜만에 즐거운 대화를 이어간다. 오히려 부처님들에게 자주 연락들 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이다.
그 부처님들은 필자와 함께 원불교 군종병 또는 원불교 군 장병 교도로 군 생활을 한 예비역 교도들이다. 이제는 사회인으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영위해 가고 있다.
문득 다음과 같은 의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부처님들에게서 매년 이렇게 연락이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는 “교무님이 교화를 잘 해서 그렇습니다”라고 말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했을 때, 필자는 한참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와 군 장병 교도들이 개인적인 성격이 잘 맞거나 친밀한 관계 때문일까? 아니다. 그건 껍질에 불과하다.
그 본질은 정신과 정신,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데에 있다. 바로 소태산 대종사의 정신이 흐르는 원불교의 교법과 교당의 분위기가 그 부처님들의 정신과 마음 가운데 녹아든 것이다. 물론 필자 또한 교당 근무를 하면서 많이 부족하지만 대종사의 교법 정신으로 살기 위해 노력했다. 교법의 큰 덩어리와 이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간 부처님들에게 알 수 없는 그리움을 만들어 준 것이다.
모스크바교당 근무 당시 스승께서 “교당에 살고 있는 교무들이 마음공부가 되지 않으면 모든 교화가 소용없다. 지금 교도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교무들의 마음공부가 되지 않으면 모두 거품이다”고 말씀하셨다. 즉, 각자의 시절 인연과 사람과의 관계에 따른 인연이 늘어나는 것은 곧 껍질에 불과한 것이며, 그 내실을 채우는 것은 소태산 대종사의 정신이며, 원불교 교법인 것이다.
좌산상사께서 전 군종교무들에게 내려주신 「군종교무의 길」 법문은 군 교화의 근본이며 표준이 된다. 그 중 7조에서는 “한 마디 말, 한 행동, 한 마음, 한 표정에서도 교법정신이 물씬 묻어나야 교화의 결실로 이어진다”고 했다. 참으로 교무로서 그리고 군 교화자로서 뼛속 깊이 사무치는 법문이다.
인과의 이치는 영겁(永劫)을 흘러 끊임없이 나타난다. 지금 만나고 있는 인연, 새로이 만나게 된 인연, 앞으로 만나게 될 모든 인연이 이 법문에 들어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끊임없는 자성의 성찰, 교법의 체득과 실천이라 생각된다.
앞으로도 계속해 단순히 표면적인 인연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불교 교법의 정신과 정신이 이어지는,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군 교화가 되도록 진리적 종교의 신앙인, 사실적 도덕의 훈련인이 되겠다.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