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1916년 4월 28일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시대 과제에 대한 물음과 해결을 안고 태어났다. 과거 한 개인의 깨달음을 따르며 숭배하던 때와 비교해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은 ‘모두의 깨달음’을 귀히 여긴다. 그래서 대각개교절은 모든 교도의 공동생일이기도 하다.
소태산 대종사는 후대에 자신의 동상을 세우지 말라는 말씀을 남겼다. 이 말씀의 뜻을 새겨보면, 한 개인의 깨달음을 숭배하고 우상으로 삼는 것을 깊이 경계하고 모두의 깨달음으로 나아가라는 염원을 바탕에 두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과 염원은 곧 모두의 깨달음으로 가는 출발점일 뿐이라는 전언이다.
‘모두의 대각’을 추구한 원불교는 수직관계 혹은 상하관계를 뛰어넘어 평평한 횡적 구조로 바뀌어 낸 새로운 종교이다. ‘모두의 대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또 다른 하나는 원불교에서 진리의 상징으로 제시하는 둥그런 일원상(○)의 묵상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세상은 하나의 원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를 살리는 은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만일 어느 한 사람이 자기의 욕심을 채우려고 맞잡은 다른 이의 손을 놓아 버리고 과도하게 소유한다면 인류는 결국 어그러진 관계의 파장으로 공멸할 수 있다. 종교의 제도와 세상의 교육은 한 개인만을 중심 삼는 사고에서 벗어나 모두의 행복을 위해 만물과 소통하는 원리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일체중생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 ‘개교의 동기’임을 천명했다. 이는 사람, 동물, 식물, 광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만물이 한 몸이고 한 기운임을 깨달아 차이를 인정하고 상생상화하며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우리 자신의 일부라는 점을 잊지 말라는 일깨움을 준다.
혼자만의 대각이 아니라 ‘모두의 대각’임을 깨닫는 4월이다. 만물일체가 모두 은혜이며,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깨닫자.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