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에 입교하고 오랫동안 마음공부를 해오면서 마음공부의 목적은 결국 범부에서 부처가 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교당을 열심히 다니고 선방을 다니고 훈련을 나면서도 공부의 진척이 더디고 수많은 경계 속에서 괴로움을 겪으면서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 보곤 한다.
소태산 대종사는<정전> 제3 수행편(修行編) 제14장 고락에 대한 법문에서 낙을 버리고 고로 들어가는 원인 중 4항으로 “육신과 정신을 법으로 질박아서 나쁜 습관을 제거하고 정당한 법으로 단련하여 기질 변화가 분명히 되기까지 공부를 완전히 아니한 연고요”라고 말씀했다.
대학생 시절 그리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에 학생들의 과외교사 일을 했던 적이 있다. 그중에도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 한 학생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잡고 제대로 공부를 해보려는 학생이었다. 당시 그 학생의 성적은 자신이 원하는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다급한 상황이었다. 과외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야 오랫동안 해오던 것이라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하면 이 학생이 스스로 공부에 대한 발심이 나서 일심집중해서 공부를 하게 할 수 있을까 연마를 해보았다.
먼저 공부를 잘하려면 생활 습관을 바르게 잡아야 한다고 했다. 내일부터 당장 새벽 5시에 일어나서 10분이라도 좌선을 하고 나서 공부를 시작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공부를 하는 목적을 자신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큰 서원을 세우고 공부를 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진리께서 도와주실 것이라고 하였다.
기특하게도 그 학생은 필자가 시키는 대로 실천을 하였고 성적이 점점 오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학생은 지금은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교법을 세계에 전하기 위해 교무님이 되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필자는 그 학생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을 제대로 전하고 실천하기만 하면 마침내 기질변화를 이루어 자신의 운명을 범부의 기질에서 부처의 기질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대산 종사는 수도인의 세가지 일과로 ‘1. 아침은 수양 정진 시간으로 정하여 마음의 때를 벗기는 선(禪) 공부를 계속해서 나날이 새 마음을 기를 일 2. 낮은 보은 노력 시간으로 정하여 부지런히 활동을 해서 사은에 보답하여 나날이 새 세상을 만들 일 3. 밤은 참회 반성 시간으로 정하여 하루 동안 신. 구. 의 삼업으로 남을 해친 일이 있는가 없는가 반성하여 나날이 새 생활을 개척할 일’을 말씀했다.
나 자신이 하루하루를 새생활 일과를 실천해서 범부의 기질에서 부처의 기질로 변화시켜 나간다면 그 파장이 가족에게 미치고 사회 국가 세계에 미쳐서 마침내 전인류가 새생활 일과를 실천함으로써 진정한 도덕문명의 낙원 세계가 열려갈 것으로 생각한다.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