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다.
“아버지! 정말 어리석은 녀석이 있어요. 그게 누군지 아세요?” 아버지가 아들의 말을 막았다. “잠깐! 남의 이야기를 하려면 세 가지를 자문해야 한다.” 아들이 되물었다. “세 가지요?”
“아들아. 그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냐?” 아들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글쎄요. 저도 전해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선(善)한 내용이냐? 그 이야기가 진실한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선한 것이어야 한다.” “아니요. 반대인 것 같은데요.”
“그럼, 그 이야기가 꼭 필요한 것이냐?” 아버지의 물음에 아들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네가 이야기하려는 내용이 진실한 것도, 선한 것도, 필요한 것도 아니라면 그만 잊어버려라.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바로 옆에 있다고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지혜로운 아버지는 남의 이야기를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전한 것이다.
<대종경> 제4인도품 21장에 따르면, “우리 속담에 말하고 다니는 것을 나팔 불고 다닌다”고 한다. 사람마다 나팔이 있어서 그 나팔을 불되, 어떤 곡조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거나 불안하게 하고, 슬프게 하거나 즐겁게 하며, 화합하게 하거나 다투게 한다. 여기에서 나팔은 입을 말하는데, 입을 통해서 복을 짓기도 하고 죄를 짓기도 하는 것이다. 구시화복문(口是禍福門)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곡조를 들려주는 사람인가? 나팔을 불 때, 좋은 곡조로 많은 사람이 즐겁게, 좋은 일이 잘 되게 하는 복을 부르는 소리가 나면 좋겠다.
타인에 대한 험담은 험담의 대상자, 험담을 듣는 사람, 그리고 험담을 한 자신에게까지도 상처를 준다. 말은 우리의 마음을 여러 가지로 표현하여 결국 나와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친다. 한해를 되돌아보는 시기에 나팔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자. 내가 부는 나팔은 어떤 소리가 큰지 점검해 보자.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