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생활만 하는 이는 늘 사은의 도움을 받게 되고, 원망 생활만 하는 이는 늘 미물에게서도 해독을 받으리라.” <정산종사법어> 제11법훈편 59장
입교 51년차 교도인 화곡교당 신준재 교도가 마음에 늘 지니는 법문이다.
기도의 위력
한때 선원이었던 신 교도는 남중국해에서 풍랑을 만나 배가 침몰하는 사고를 겪었다. 통신 담당으로 조난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통신 장비가 고장이 나 죽음을 맞이한 그때, 간절히 기도했다.
“사은님. 저를 살리면 선원 모두가 살고 그들 가정이 살아납니다. 살려주시옵소서.” 그 순간 분전반의 차단 스위치가 내려간 것을 발견하고, 스위치를 올리자 통신이 연결됐다. 결국, 23명의 선원 전원이 구출됐다. 그로부터 기도 생활을 이어간 지 4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두 번째 기도의 위력을 얻었다는 신 교도. 지난해 교통사고로 폐차까지 한 차량에 탑승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사은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순간 13가지의 감사가 나오더라고요. 은생어해(恩生於害)이죠.”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과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감사생활실천운동
화곡교당은 법신불 사은의 은혜에 감사하는 문화를 교당과 지역사회에 확산시키고자 원기90년 감사생활실천운동본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신 교도는 4대·7대 본부장으로서 교당 주변 청소와 어버이날 장미꽃 공양을 제안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에너지 절약’을 생활 공동 유무념으로 선정해 5대 실천사항을 솔선했다.
원기103년부터는 감사일기 노트를 제작해 감사일기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 줄 감사 일기 쓰기를 시작으로 감사 생활한 내용을 발표하는 콘서트를 여니 가족과 지인들을 교당으로 인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는 현재 27번째 감사일기 노트를 기재하고 있다.
가족교화로 교화대불공
반백년의 화곡교당 역사를 책으로 정리할 시기에 교도회장직을 맡았다. 가족교화로 교화대불공을 달성하고자 노력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교단 역사상 유례없는 법회 휴회로 이어졌다. 법회 출석과 교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코로나19 초기부터 밴드라이브와 화상회의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신앙과 수행에서 모범이 되는 이정우 교도가 교도회장직을 이어 마음이 놓인다는 신 교도는 교당 설립 50주년을 가족교화의 전환점으로 삼길 바랐다.
일원가족
“인생의 반려자인 아내(유명원 교도, 여성회·봉공회 부회장)를 만난 것은 가장 큰 기쁨이다.”
매일 감사일기를 쓰지만, 정작 법려(法侶)이자 도반(道伴)인 아내를 향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곁에서 의지처가 된 아내와 교당의 부회장으로서 주인 역할을 하는 동서(변상훈 교도), IT분과장으로서 밴드 라이브 법회를 중계하고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는 처제(유지원 교도), 그리고 출가자의 삶을 준비하는 아들(신중휘 예비교무), 모두가 일원가족인 그에게 있어서 교당은 언제나 즐겁고 설레는 곳이다.
요즘처럼 눈이 내리는 날이면 출근길에 교당 주변의 눈을 치우는 신 교도는 오늘도 그렇게 일상에서 감사를 실천하고 있다.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