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갠 오후에 구름 사이로 빠끔히 내다보는 햇살이 반갑고 청청한 초록 속에서 매미가 소리를 질러 대는 걸 보니 여름의 한복판에 있음을 알립니다.
집 앞 놀이터에는 동네 어르신과 아이들이 나무그늘과 놀이 기구를 타며 조화롭습니다.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어르신들은 아이들을 눈으로 보며 살피고 혹여 개구쟁이들이 위험한 느낌이 오면 내남 할 것 없이 소리를 내어 저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세상에 모든 아이들이 자신들의 손자·손녀인 것처럼 살피고 보살피는 따듯한 습관이 밴 듯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흐뭇한 풍경 말고 때로는 가당치 않게 아이가 떼를 쓰고 패악을 부려도 그대로 두는 부모와, 어릴 때 부모로부터 도화지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는지 종이가 모자라 몸에다 온통 그림을(문신) 그리고 거들먹거리는 청년과, 목에 동아줄 같은 금 목걸이를 한 패션테러리스트, 사람이 있건 말건 물고 빨고 오직 두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데이트 족, 차가 터져 나갈 듯이 큰 음악을 틀고 지나가는 청춘이 있어 주위에 못마땅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그들은 패악을 떨어도 자기 아이처럼 예뻐하고, 몸에다 그린 그림이(문신) 멋지고 눈부셔서 우러러볼까 하는 믿음과, 목걸이 굵기가 존경의 굵기 인줄 아는 것과, 지들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어느 누구에게나 멋지게 보이는 줄 아는 착각과, 아무 곳에서나 댄스 음악이 흐르면 신바람을 내는 신봉자인 줄 아나 본데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대담처럼 다 저 같은 줄 아는 게 세상일 겁니다.
우리 교전 제 2절 상시 훈련법에 상시응용 주의사항 제1. “응용(應用)하는데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할 것이요”라는 말씀을 새기며 어차피 사람은 다 자기 잣대로 세상을 봅니다.
지금 우리 눈에는 꼰대 기질이 있어 저 모습이 다 온전치 않아 보이는 것일까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한 선행을 기억하지 못하는 온전하고 착한 습관이 든 사람과 어쩌다 한번 강요에 의한 보여주기 선행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어쩌다 한번은 특별 이벤트겠지요? 저 눈살 찌푸릴 어색한 행동들이 평범하지 않은 그들에게 어쩌다 한 번으로 그칠 특별 이벤트였으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7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