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의 마음일기] 마음일기 18 신입교도 훈련을 하면서 이루었던  두 가지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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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의 마음일기] 마음일기 18 신입교도 훈련을 하면서 이루었던  두 가지 소원  
  • 한울안신문
  • 승인 2024.01.10 21:25
  • 호수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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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 신치중
강남교당 교도

나는 시골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 단지 일류 중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시골에 어머니를 두고 아버지가 살고 있는 부산으로 전학수속을 했다. 일류 중학교에 가기 위해 비장한 각오를 하고 부산으로 갔지만 일류 중학교도, 일류 고등학교도 진학하지 못하고 부산상고로 진학하게 되었다. 
그래서 학생시절 원불교 학생회에 나갈 때는 경남여고나 부산여고 학생들에게는 감히 접근조차 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살아가면서도 마음속 깊이 내가 소망했던 일류학교인 부산고등학교나 경남고등학교 출신 인사들에게는 약간의 경외심(敬畏心) 같은 게 없지 않았다.  
그런데 강남교당에서 2007년부터 신입교도 훈련을 10년이 넘도록 하다 보니 훈련 받는 분들 중에는 국회의원, 기업 회장님, 대학교수님 등 대단하신 분들이 많았다. 특히 그분들 중에는 부산 출신 교도님들이 많아서 내가 어릴 때 동경했던 부산고등학교, 경남여고, 부산여고 출신 교도님들도 많이 계셨고, 심지어 서울대학교 출신 교도님들도 계셨다. 
그들에 비해 학력도 부족하고 사회적인 경력도 부족한 나였지만 신입교도 훈련을 담당하면서 결코 그 분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항상 당당할 수 있었다. 왜냐 하면 나는 그분들에게 나의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소태산 대종사님의 법문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접근하기조차 부담스러웠던 그분들과 이제 밀어주고 이끌어주는 원불교의 도반으로 만났으니 그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사실 나는 일류학교 출신이 아니지만 직장에서 학벌로 손해 본 일이 없었고, 더구나 지금은 직장을 떠나 자연인이 되었으니 출신학교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분들과 아무런 부담 없이 매주 만나서 법담(法談)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신입교도 훈련을 하면서 항상 마음이 걸리는 염원 하나가  있었다. 나이 80대에서 20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을 교육하면서 우리집  아이들도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직 나만의 소망이었지 교당에도 잘 나오지 않는 자식들에게 신입교도 훈련은 정말 꿈같은 욕심이었다. 그저 그런 날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매일 108배 참회정진을 했다. ​
  내가 매일 108배를 한 지 천일이 다 되어 가던 어느날 딸 세진이가 이제 아이들도 좀 키웠으니 본격적으로 마음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갓집이 기독교 집안이고, 교회 권사이신 시어머니가 아이들을 봐주고 있으며, 집이 강서구 마곡지구여서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마음을 냈으니 강남교당으로 오겠다면 전철을 내리는 선정릉역에 차를 대고 기다렸다가 딸과 교당으로 오기로 했다. 그 이후 교당에 잘 다니던 딸이 또 신입교도 훈련을 받겠다고 했다. 그동안 마음속으로 간절히 염원했지만 딸에게 얘기하지도 않았는데 딸이 마음을 내 줬으니 정말 고마웠다. 그래서 딸과 한자리에서 원불교의 교법을 설명하는 한 시간 동안 딸이 정말 고맙고 힘이 나서 행복했다. 
오늘은 제22기 신입교도훈련 수료식이 있었다. 수료자 수가 13명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인원이 수료한 경사였다. 더구나 딸이 올해 2월부터 어렵게 시간을 내서 8개월 만에 훈련 12주 과정 중 10번 참석해서 오늘 신입교도 훈련을 수료하게 되었다. 참으로 딸이 고마웠다. 
오늘 신입교도 훈련을 수료하시는 모든 분들이 열심히 공부하셔서 마음의 자유를 얻고 생사해탈과 죄복을 임의로 할 수 있는 큰 능력을 얻을 수 있기를 마음모아 기원해 본다. (2017.10.29)

 

 

 

1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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