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의 생활속 마음일기 (4) 아래층 아줌마, 앞집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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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의 생활속 마음일기 (4) 아래층 아줌마, 앞집 아줌마
  • 한울안신문
  • 승인 2024.04.10 20:29
  • 호수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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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박영호 중곡교당 교도

2년 전 봄에 우리 맞은편 집이 이사 나가고 젊은 새 주인이 집을 사서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하느라 2달 동안 공사를 한다고 써 붙이고 떡을 돌리셔서 흔쾌히 괜찮다고 말하고 지냈지만 소음과 먼지로 엄청 힘들었다. 
그로부터 1달 후에 아랫층 아줌마가 화장실 천정에 물이 샌다고 연락을 해서 화장실 공사만 하려다가 어차피 공사로 소음이 발생되는 때라 거실과 서재의 바닥과 벽지까지 더 손보기로 했다. 생각지도 않게 천오백만원이나 들고 짐을 안방과 침실 등에 모두 옮기고 구석구석 대청소하느라 1주일간 고생했지만 아래층 아줌마와 앞집 아줌마 덕분에 바닥과 벽 수전까지 깔끔해져서 보고 사용할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나서 아래층 아줌마가 화장실 천정에 다시 물이 샌다고 연락해 가서 보니 손바닥만큼 천정에 물이 배어있다. 공사업체 정사장님이 금새 오셔서 확인을 했는데 정사장님 의견은 옛날에 스며들었던 물이 서서히 배어나온 것이라고 하고 아래층 아줌마는 새로 샌 것이라고 주장하신다. 그 후 경과를 보고 공사를 다시 해주기로 했는데 정사장님은 스며들었던 물이 배어나오는 것이라며 다시 칠만 해 준다고 하니 나는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아래층 아줌마를 마주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다. 더구나 어린 두 손자들이 우리 집에 자주 와서 노는지라 층간 소음이 생길까봐 1분만 뛰어다녀도 제지하곤 하는데… 아래층에 대해서는 위층에 사는 사람은 영원한 갑을관계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아이들 때문에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면 “우리도 손자들을 키우니 너무 염려마시라“고 하지만 마음편한 관계는 아니다.
그런데 1달쯤 전에는 관리소장님이 오셔서 이번엔 아랫집 보일러실 천장에 물이 “똑 똑…” 떨어진다고 우리 집 보일러실을 확인해보고 별 이상이 없다고 가셨는데, 혹시나 싶어 내가 보일러실 짐을 완전히 다 꺼내놓고 보니 고무호스가 배수구 위에 잘못 놓여있어 배수구 옆으로 물이 스며들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호스를 제대로 고정시켜 놓고 아래층에 연락하여 우리 집 배수구가 잘못되어 있어서 물이 샜다고 문자를 보내 사과했다. 화장실 천정때문에 미안하고 찜찜했는데 보일러실 천정이라도 바로 해결해주어 다행이고 개운하다.
앞집 젊은 아줌마는 남편이 사업을 하며 아이는 없고 귀여운 반려견 2마리를 키우며 사시는데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띵똥” 벨을 눌러 나가보니 찰옥수수 2개를 가지고 오고 조금 후에는 친정어머니가 주셨다고 귀한 다육이와 난화분도 가지고 왔다. 집사람이 답례로 뜨개질한 발매트를 주었더니 예쁘다고 해서 어머니 드리라고 하나를 더 떠드렸다. 
그 후 실내화에 행주치마를 2개 샀다고 하나를 가져오고 또 고급 떡과 빵, 그리고 여러 가지 과일을 쟁반에 가득 담아 가지고 오셨다. 집 사람도 뒤질세라 옥수수, 전, 찌개, 반찬 등 특색있는 음식만 생기면 앞집에 가져다준다. 좀 색다른 음식이 생기면 6km 떨어져 사는 며느리 생각보다 앞집 아줌마 생각부터 하게 되고 즉시 음식 싸들고 쪼르르 달려가게 된다. 
나중에 왜 이렇게 우리에게 잘 하느냐고 묻자 ‘공사 할 때 먼지 나니까 우리 집에 들어와서 쉬시라는 말이 인상적이었고 좋은 분들인 것 같아서…’ 라며 말끝마다 “어머니 어머니…”라 부르며 잘 따르고 친하게 지낸다. 
남양주에 사시는 친정어머니께서 딸집에 자주 오시는데 잘 지내다보니 친정어머니에게도 반갑게 인사를 하고 딸 칭찬을 하게 된다. 
또 그 남편도 가끔 만나는데 여느 주민과는 다르게 큰 소리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감사의 마음으로 그 집 사업이 잘 되기를 바라게 되니 ‘이웃사촌’ 이라는 말이 이래서 생겼나 보다. 
이 세상을 살면서 세상의 환영과 보호를 받고 산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나도 그 분들이 모두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기원한다.

2년 전 봄에 우리 맞은편 집이 이사 나가고 젊은 새 주인이 집을 사서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하느라 2달 동안 공사를 한다고 써 붙이고 떡을 돌리셔서 흔쾌히 괜찮다고 말하고 지냈지만 소음과 먼지로 엄청 힘들었다. 그로부터 1달 후에 아랫층 아줌마가 화장실 천정에 물이 샌다고 연락을 해서 우리 집 욕조를 보니 약간 금이 가있는 것이 보여 앞집 공사하는 정사장님을 불러 그 집 공사하는 기간 내에 우리 집도 수리할 수 있냐고 여쭤보자 가능하다고 해서 화장실 공사만 하려다가 어차피 공사로 소음이 발생되는 때라 거실과 서재의 바닥과 벽지까지 더 손보기로 했다. 생각지도 않게 천오백만원이나 들고 짐을 안방과 침실 등에 모두 옮기고 구석구석 대청소하느라 1주일간 고생했지만 아래층 아줌마와 앞집 아줌마 덕분에 바닥과 벽 수전까지 깔끔해져서 보고 사용할 때마다 기분이 좋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나서 아래층아줌마가 화장실 천정에 다시 물이 샌다고 연락해 가서 보니 손바닥만큼 천정에 물이 배어있다. 공사업체 정사장님이 금새 오셔서 확인을 했는데 정사장님 의견은 옛날에 스며들었던 물이 서서히 배어나온 것이라고 하고 아래층아줌마는 새로 샌 것이라고 주장하신다. 그 후 경과를 보고 공사를 다시 해주기로 했는데 정사장님이 처리해주지 않는다고 아래층아줌마를 마주칠 때면 나에게 얘기를 하셔서 정사장에게 여러 차례 요청을 했지만 욕조와 바닥을 완전히 들어내서 공사를 했으므로 물이 새로 스며드는 것이 아니고 전에 스며들었던 물이 배어나오는 것이라며 다시 칠만 해 준다고 하니 나는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아래층 아줌마를 마주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다. 더구나 어린 두 손자들이 우리 집에 자주 와서 노는지라 층간 소음이 생길까봐 1분만 뛰어다녀도 제지하곤 하는데..... 아래층에 대해서는 위층에 사는 사람은 영원한 갑을관계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아이들 때문에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면 “우리도 손자들을 키우니 너무 염려마시라“고 하지만 마음편한 관계는 아니다.

그런데 1달쯤 전에는 관리소장님이 오셔서 이번엔 아랫집 보일러실 천장에 물이 “똑 똑...” 떨어진다고 우리 집 보일러실을 확인해보고 별 이상이 없다고 가셨는데, 혹시나 싶어 내가 보일러실 짐을 완전히 다 꺼내놓고 보니 고무호스가 배수구 위에 잘못 놓여있어 배수구 옆으로 물이 스며들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호스를 제대로 고정시켜 놓고 아래층에 연락하여 우리 집 배수구가 잘못되어 있어서 물이 샜다고 문자를 보내 사과했다. 화장실 천정때문에 미안하고 찜찜했는데 보일러실 천정이라도 바로 해결해주어 다행이고 개운하다.

앞집 젊은 아줌마는 남편이 사업을 하며 아이는 없고 귀여운 반려견 2마리를 키우며 사시는데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띵똥” 벨을 눌러 나가보니 찰옥수수 2개를 가지고 오고 조금 후에는 친정어머니가 주셨다고 귀한 다육이와 난화분도 가지고 왔다. 집사람이 답례로 뜨개질한 발매트를 주었더니 예쁘다고 해서 어머니 드리라고 하나를 더 떠드렸다. 
그 후 실내화에 행주치마를 2개 샀다고 하나를 가져오고 또 고급 떡과 빵, 그리고 여러 가지 과일을 쟁반에 가득 담아 가지고 오셨다. 집 사람도 뒤질세라 옥수수, 전, 찌개, 반찬 등 특색있는 음식만 생기면 앞집에 가져다준다. 좀 색다른 음식이 생기면 6km 떨어져 사는 며느리 생각보다 앞집 아줌마 생각부터 하게 되고 즉시 음식 싸들고 쪼르르 달려가게 된다. 

나중에 왜 이렇게 우리에게 잘 하느냐고 묻자 ‘공사 할 때 먼지 나니까 우리 집에 들어와서 쉬시라는 말이 인상적이었고 좋은 분들인 것 같아서.....’ 라며 말끝마다 “어머니 어머니...”라 부르며 잘 따르고 친하게 지낸다. 남양주에 사시는 친정어머니께서 딸집에 자주 오시는데 잘 지내다보니 친정어머니에게도 반갑게 인사를 하고 딸 칭찬을 하게 된다. 또 그 남편도 가끔 만나는데 여느 주민과는 다르게 큰 소리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감사의 마음으로 그 집 사업이 잘 되기를 바라게 되니 ‘이웃사촌’ 이라는 말이 이래서 생겼나 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웃사촌인 802호 아저씨는 나보다 5살 많은데 들락거리다가 몇 번 인사 나눴는데 어느 날 우리 부부와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신다. 용건은 당신 부부도 사이좋게 지내는데 우리 부부를 보면 더 사이좋은 잉꼬부부 같아서 식사라도 함께하고 싶으셨단다. 그 분이 여기 사신 지 15년이 되었지만 아파트주민과 같이 식사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이란다. 첫 번째는 얻어먹고 두 번째는 우리가 샀는데 며칠 전에 엘리베이터에서 그 부부를 만났더니 다시 밥을 사시겠다며 곧 연락하신단다. 가을엔 주차장에서 만났는데 농장에서 따왔다고 노랗게 잘 익은 모과 여러 개를 주셔서 모과차를 만들어 잘 먹고 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세상의 환영과 보호를 받고 산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나도 그 분들이 모두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기원한다

 

4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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