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82년 아무것도 모르는 10살짜리 아이는 할머니 손에 끌려 처음 법신불 일원상 불전 앞에서 사배를 올리게 됩니다.
저는 그 이후로 어린이회,학생회를 제 의지와는 관계없이 할머니와 어머니에 의해 다니게 되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10년이 넘도록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며 교당을 다닐 생각이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원불교를 굳이 가야 하나 싶은 20대를 보내고저도 언제부터인지, 제 심경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사회에서는 늘 피곤함에 지쳐있는 직장인이고 또 집에서는 남편이고 아빠이고 또 아들이자 사위이고..그 속에서 얽히는 인간관계, 반복되는 생활…그안에 있는 저는 너무도 수동적이고, 즐거움도 없이 그냥 앞만 보고 열심히 사는 요즘의 그냥 그 현대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라구요. 이렇게 지내는 삶이… 맞나 ? 좀더 뭔가 변화? 자극? 필요 할까? 취미도 가져 볼까?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어! 나 이번 주 일요일에는 교당에 한번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찾아온 이곳 일요일 아침의 교당과 법당의 모습은 낯설지만 많이 변하지 않아 반가운 고향에 와 있는 편안함도 있었고, 저를 알아봐 주시고 반겨주시는 교도님들 그리고 교무님들의 인자하고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교당의 문을 나가면 살아가기 위해 치열한 세상이 펼쳐져 있는데 이곳은 달랐습니다. 독경을 하고, 좋은 법문 말씀 들으며 여기 앉아있는 만큼은 일주일동안 찌들었던 마음을 비우고 정화된 기분으로 새롭게 채우는 기분이었습니다.
교도님들께서는 어떤 생각으로 법회에 나오셔서 앉아계실까? 모두가 앉아있는 우리의 모습이 사실 본연의 삶속으로 들어가면 각자 다 다른 역할과 직업 또 그 안에서 누군가는 행복한 고민을 또 누군가는 걱정과 근심을 안고 살아갈테지만 이 순간만큼은 모두 다 내려놓고 편하게 계신거 맞을까요.
일상수행의 요법을 대조할 때마다 진짜 하나하나가 대박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원불교를 알게되고 처음 했던게 일상수행의 요법을 외우는 거였는데 이제야 깨달은 것 같습니다. 다른 종교와는 다른게 이런거지 원불교는 이렇게 우리의 삶속에 깊은 뿌리의 근간이 될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저 나름대로의 일상수행의 요법을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 3번은 대조하자 계획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법회를 보고 마음을 잘 컨트롤 해보자 해보자 해도 돌아서면 사실 요란한 마음의 경계를 정으로 돌리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고요 늘 상대방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원망과 비난을 쏟아붓곤 합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조금씩 작은거 부터라도 마음공부를 하려고 합니다.지금까지 제가 처음 원불교에 맺은 인연부터 한때는 외면했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온 이런 이야기를 처음 말씀드렸습니다. 다시 돌아온 이 법당은 그리고 교무님들과 교도님들을 뵈오니, 등진 건 맞았지만 제 마음속 한켠엔 잊혀지지 않았던 그 조그만 그리움, 힘들면 기대고 싶었고, 쏟아지는 비를 막아줄 큰 나무가 필요했고. 추우면 내리쬐는 따뜻한 그런 햇살이 필요 했던것 같습니다. 아늑하고 편안해지는 법당은 사실 언제나 문을 열고 반길 준비를 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강연 및 신앙 수행담 발표 준비를 하게 되면서 저를 돌아보고 또 제게 원불교는 어떤 의미일까 되새겨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4월 26일자